문화향유의 기회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농어촌에서 영화관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최근에는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영화관 존재유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작은 영화관사업은 2015년 국도비 6억5천만 원이 확보된 후 신축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구도심 활성화 방안과 연계를 이유로 작년 군의회에서 부지매입 대금이 삭감되었다. 그 이후 국도비를 반납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사업추진에 혼선을 빚다 결국은 원래 완공계획이었던 2017년이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

전라남도에서 인구가 2만7천여 명으로 가장 적은 구례군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영화관이 해남군은 전남도에서 가장 먼저 예산을 확보 했음에도 군민들이 피부로 절실하게 느끼는 필요나 욕구보다는 군수나 지방의회 의원들이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득실을 따지다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

반납한 국비를 재신청 하려면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든지 아니면 자기부담으로 사업을 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군에서는 대안으로 내년에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비상설 영화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문상영관에 비해 영화 몰입도 나 음향, 관람분위기 에서는 크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생활정치는 군민들의 생활상의 어려움, 필요나 요구를 파악해 긴급성과 중요성을 기준으로 타당성을 따져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볼테르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높은 산이 아니라 신발에 들어 있는 모래알이라고 했듯이 신발속의 모래처럼 아주 작은 것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는 문제를 찾아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생활정치의 본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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