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지난 10월 29일은 광화문광장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1주년이다. 촛불집회는 누가 부르거나 꾄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반년 가까운 스물 세 번의 주말마다 연인원 1700여 만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초등학생부터 7-80세의 노년까지 "이게 나라냐?"라고 푸념하고 한탄하면서 참석하고 연대하여 최순실의 허수아비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세계사에 빛나는 촛불혁명을 완수했다.

그런데 독일의 에베르트재단에서는 아름답고 위대한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시민 모두에게 "에베르트 인권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흔히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다"라고 부른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드러나는 박근혜 이명박정권의 부정과 부패를 생각하면 비록 수차례의 촛불집회 참석에 불과하지만 인권 상 수상에 나 역시 기쁘고 자랑스럽다.

에베르트 재단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지부를 둔 세계적인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특히 1994년부터는 에베르트 인권상을 제정하여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기여하거나 탁월한 공로가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고 있다.

2016년 수상자는 유혈분쟁 종식에 앞장섰던 콜롬비아의 "여성 평화노선"이다. 독일 프라드리히 에베르트 재단 한국지부의 소장은 한국의 촛불집회 시민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한 소감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한국의 촛불집회는 모범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 법치에 대한 시민의 의지와 헌신이 아주 잘 드러났다. 또 역동적인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모든 국민의 보편적인 인권보장 민주적 참여, 정권의 평화적 행사 그리고 평화적인 집회의 보장이 필수적인 구성요소라며 한국의 촛불집회는 이와 같은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 시민에게 각인 시켜주었다"라고 극찬했다.

불과 1년 전 엄동설한에 광화문 광장의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눈비 맞아가며 손 팻말 들고 "박근혜 퇴진!" "박근혜 구속"을 외치던 그 날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박근혜 뿐만 아니라 아명박 정권 아래서도 당시에 풍문으로 돌던 세칭 "사자방"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내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을 돈 주고 샀다는 허위사실이 국정원의 정치공작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노벨상 위원회에 수상철회 청원음모까지 했다는 사실에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다.

진행 중에 있는 적폐청산이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1년 전 참여하고 연대했던 촛불집회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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