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방식 내부 검토 중

해남을 거치는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계곡면 주민들이 마을 앞을 지나는 노선 중 토공구간에 대해 교량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국책사업으로 철도가 지나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용계, 여수, 방춘, 반계 등의 농경지로 10m 규모의 둑이 쌓이고 그 위로 철도가 다니면 농작물 피해와 인근 마을과의 단절, 고립 등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토공이 아닌 교량으로 공사방법을 변경해달라는 진정서를 보냈지만 교량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왔다"고 덧붙였다.

계곡면 여수, 용계, 반계 등을 지나는 철도노선은 3곳의 교량과 4곳의 토공작업이 이뤄진다. 교량은 하천 주위로 세워지고 나머지 부분은 토공으로 높이를 맞춰 철도노선이 이어진다. 철도 공사로 발생하는 소음문제 등은 감수하겠다는 주민들이지만 토공으로 노선이 세워지면 저수지 안에 갇힌 모양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구간은 여수와 용계마을부터 계곡천 사이 농지를 가로지르는 약 1.3km의 구간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서 해당 구간의 교량화에 대한 현장조사 등을 검토한 결과 평균 223m 마다 총 6개소의 통로박스가 설치되며 교량화 할 경우 교량상판 두께가 약 3m 이상으로 설치돼 일조권, 통풍권 등의 개선이 미미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토공으로 시공할 때 조망권 침해각도가 기준치 미만으로 토공구간의 교량화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교량화는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철도건설사업이 남해안 동서축 간선철도망 구축 및 지역개발촉진 등 호남권 주민생활 편익 향상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공익사업인 점 등을 감안해 많은 이해와 협조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답변은 받아드릴 수 없다며 교량화는 철도사업 초기부터 제방방식이 아닌 교량방식으로 설계해 줄 것을 요구해왔는데 이를 무시하고 진행시키고 지난해 9월에 한번 이장단 주민설명회만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회에서도 토공에 대한 것을 알 수 없어 추가로 요청해 알게됐다며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토공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사를 못하도록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설계관련 사항은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답변서를 보냈지만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사방식 등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고 말했다.

철도노선의 공사가 완료되면 교량과 토공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과 가학산의 시야를 가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