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결혼이주여성 회장
농아인 복지 향상 목표

 
 

결혼이주여성 이효리(50) 씨가 사단법인 전남농아인협회 해남군지회 지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11일 해남농아인협회는 다목적체육관에서 이·취임식을 열어 정철하 회장이 이임하고 이효리 회장이 취임했다.

이번 이·취임식에는 광주·전남 농아인협회 회원들과 농아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회기 이양과 임명장 수여가 진행됐다.

이 취임회장은 10년 전 중국에서 해남으로 온 결혼이주여성으로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특히 전국 농아인협회 지회장 중 결혼이주여성으로서는 첫 사례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2살 때 청력을 잃은 이 취임회장은 한국에 온 뒤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중국식 수화와 한국식 수화가 다른 탓에 수화를 다시 배워야 했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열심히 배움에 임한 덕분에 지금은 한국식 수화도 베테랑이다.

남편 곽기호 씨와 함께 계곡면 산호리에서 농사를 짓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해남군수화통역센터의 통역을 받으며 언어 공부도 열정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또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교통편의 불편함으로 병원 등에 쉽게 가지 못하는 농아인들을 돕기 위해 면허도 취득했다고 한다.

수화통역센터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취임회장은 "중국에서는 농아인들을 위한 협회나 통역서비스센터가 없었는데 해남에 오니 환경도 훨씬 좋고 활기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해남 농아인은 연로하신 분들이 많고 농사일을 하고 있어 몸이 아픈데도 병원에 가는 것이 어려운 분들이 많아 이분들을 돕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농아인협회를 어렵게 여기고 오지 않는 농아인들도 있는데, 부담갖지 않고 협회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웃을 수 있도록 즐거운 교류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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