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모든세대 연극교실

▲ 해남공공공도서관 모든세대 연극교실 '땅 끝에 온 어린왕자' 참여자들이 연극 연습을 하고 있다.
▲ 해남공공공도서관 모든세대 연극교실 '땅 끝에 온 어린왕자' 참여자들이 연극 연습을 하고 있다.

"외로워. 원래 있던 별로 돌아가고 싶어" 서정초 최인우(12) 군이 노란 스카프를 두르고 홀로 남겨진 어린왕자의 대사를 읊조린다. 뱀 역할의 홍진명 씨가 어린왕자를 감싸 안는다. 뒤이어 형형색색의 천을 두른 아이들이 어린왕자를 빙 둘러싸며 위로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연극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자 모였다. 해남공공도서관(관장 박향미)의 상반기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모든세대 연극교실 활동이다.

이번 연극은 현산면 정수연 연출가의 생떽쥐 베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각색한 '땅 끝에 온 어린왕자'가 주제다. 우주별들의 움직임을 공놀이로 그려내고 아이들은 다양한 색의 천을 날개삼아 움직이는 철새의 몸짓을 표현한다. 아이들과 청소년·청년·중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하며 하하호호 연극에 임하고, 등장인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이끌어낸다.

정수연 연출가는 "세대 격차 없이 함께 공연을 만드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며 "공연에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 한 명의 등장인물로서 역할을 하는 참여형 연극으로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세대 연극교실은 고정희 시인의 시를 연극으로 표현한 '고정희 시, 몸으로 읽다'에서 시작됐다. 연극을 관람한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청소년 연극교실을 운영하게 됐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 여기 살아있어요' 극을 올리기도 했다.

연극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극교실이 마련됐다.

연극에 참여하는 서준혁(20) 씨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른 인물을 연기해봄으로써 그 인물의 삶과 가치관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돼 연극을 하게 됐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여 연극을 통해 서로 이끌고 이끌어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고 말했다.

모든세대 연극교실의 '땅 끝에 온 어린왕자' 연극은 어린이날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다음달 4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어린이날 전야제 특별 공연으로 군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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