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정(동국대학교 객원교수)

 
 

기대와 희망의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현재는 과거의 종착점이자 미래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지난해를 회고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병신년은 말 그대로 병신 바보가 가득한 1년으로 기득권자가 낙마하는 이변이 속출하였다. 먼저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공천파동과 과반수 확보 실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지지기반 호남지역 상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였지만 선거자금 회계처리문제로 각각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우리 지역에서도 현역 국회의원이 3선만 되면 바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할 것 같았지만 유권자로부터 재기불능의 낙선심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바꿔보자는 분위기와 새정치를 기대하는 국민의당에 대한 녹색바람, 해남사람을 뽑자는 소지역주의 등으로 원인을 분석할 수도 있지만, 정치인의 3대 자질인 유권자에 대한 신의, 주변 사람에 대한 의리, 국민의 고통을 함께하는 따뜻한 가슴이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퇴출된다는 것을 입증한 선거였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태양 불인 병(丙)과 큰 쇠 신(申)이 기운이었기에 가장 무더운 여름이었고 10월말에는 병든 해를 입증하듯이 조류독감이 발생하였다. 열심히 피땀 흘려 일하는 다수 성실한 국민들을 흙수저, 개돼지로 계속 모욕을 주더니, 급기야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의 딸이 돈 있는 부모도 실력이라는 망발은 국민을 정말 화나게 만들었다. 국민의 분노는 백만촛불시위로 분출되면서 12월 9일 수준 미달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되었다. 대통령에게 인사신(寅巳申) 형살(刑殺)까지 작동하는 병신년이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작은 불 정(丁)과 작은 금속 칼 유(酉)로 불에 달군 칼을 휘두르는 해로서 12운성에서는 생궁(生宮)에 해당된다. 붉은 닭은 새벽을 알리는 근면 성실한 긍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교통사고 발생 우려를 안고 있다. 정유년은 매사 올바름이 있는 해이므로 그 어느 때 보다도 원칙과 정의, 공정한 일처리가 요구된다. 이러한 원칙을 벗어나면 정의의 불칼이 기관장을 낙마시키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정치의 정상화, 경제 민주화와 정의, 부정부패 척결, 재벌개혁, 기회 균등한 공정사회가 화두가 될 것이다.

당장 정유년의 가장 큰 관심은 헌법재판소에서 국민다수의 뜻대로 박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받아들여져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봄에 치러지느냐 여부이다. 이번 심판과정에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7시간 국정공백 상황이 밝혀지고, 세월호 선체인양을 통해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공백 후에 초점 흐린 눈으로 상황실에 나타난 대통령의 첫마디가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리였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최우선 책무인데, 어디서 뭘 하다 왔는데 304명이 죽어가는 참사에서 대통령이 상황을 전혀 모른단 말인가? 아직도 진실을 본인이 스스로 토설하지 않고 있고 그 주변 부역자들도 철저하게 진실규명을 방해하고 있다. 대통령의 7시간 공백에 대해서 국민들을 분노하고 있고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번 국정농단의 가시적인 가장 큰 성과는 박정희 신화에 젖어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비판적으로 자기생계에만 몰두하는 1970년대 사고방식의 가짜보수들에게 그의 딸 박근혜가 스스로 정신 차리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허깨비 대통령과 국정농단 비선실세들, 무능하면서 자기 살길만 찾는 사악한 정치인과 관료, 재벌들을 처벌하여 정의가 바로서는 정유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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