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의 엘리베이터 신축 기념식이 지난 12일 열렸다. 올해 4월 추경 예산에 엘리베이터 신축과 보강공사 비용이 편성되면서 장애인들의 숙원 사업이던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

장애인복지관의 엘리베이터 신축은 늦은 감이 있다. 장애인복지관이 지난 1997년 개소됐고 약 20여년 만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과 강당이 2층에 있다 보니 지체 장애인이나 고령의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경사로를 통해 2층으로 돌아서 올라가야 했다.

일부 군민들은 장애인복지관에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가 신축 기념식 소식을 들어 의아해하기도 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관인 만큼 그에 걸맞은 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이 공공시설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운영 정책을 강구하도록 되어 있으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장애인이 다른 층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용에 편리한 구조로 계단·승강기·휠체어리프트·경사로를 설치토록 되어 있다.

하지만 눈을 돌려보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은 너무도 많다. 해남 행정의 중심지인 군청만 하더라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노후 건물이다. 장애인들이 2층 이상에 위치한 군수실·부군수실을 비롯한 실과소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일일이 장애인을 들어 올려 이동하는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고생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자존감도 부서지는 순간이다.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도록 계단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지만 고장과 예산상의 이유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신축되는 군청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이지만 신축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 기간 동안의 장애인 보행 방안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사람답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군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신축 사업에 최종 선정돼 7억3049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 중이며 10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할 기회를 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운영 방침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장애는 후천적으로 나와 내 가족에게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일이라 치부하지 않고 내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내가 장애인이라면 어떨까?'하는 마음으로 해남군을 바라볼 수 있는 배려가 있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행복한 지역사회가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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