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10월 가볼만 할 곳으로 해남의 고천암 갈대밭으로 시작하는 가을 여행 코스를 선정했다. 고천암 갈대밭, 삼치회, 대흥사, 숲길, 땅끝 등 해남의 자연과 해남에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담겨있다.

관광객을 불러오기 위해 세운 건축물이 아닌 자연과 생활에서 나온 것들이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제는 자연으로 눈을 돌려 보존에 힘쓰고 대외적으로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고천암 간척지의 드넓은 갈대밭, 남해안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삼치회, 역사가 남아있는 고찰 등 해남에 오지 않고는 보고 느낄 수 없는 것들에 초점을 맞춰 관광객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찾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관광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십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관광객 유치를 위한 건물들은 유지비도 나오지 않는 적자운영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눈앞의 성과만을 바라보며 만들어지고 향후 계획도 명확히 세우지않고 들어서는 건물은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물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어야하는 것은 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읍시는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을 만들고 작은 산 하나에 온통 구절초를 심어 매년 축제를 하고 있다. 산 전체가 하얀 구철초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고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도 산 아래를 둘러 심어져 꽃이 만발한다. 9일간의 축제기간동안 방문한 관람객이 40여만명이라고 한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구절초축제는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구절초를 뚝심으로 11년간 가꾸고 조성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된다.

지난해부터 해남에는 전국의 유명작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행촌문화재단의 풍류남도ART프로젝트 때문이다. 해남의 곳곳을 둘러보는 답사를 통해 작가들이 바라보는 해남의 새로운 모습이 작품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취재를 위해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행촌문화재단 이승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해남은 이름만으로 의미가 있지만 눈길 가는 곳곳이 작품이라는 말을 한다. 몇몇 작가들은 답사기간 외에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해남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해남은 훼손되지 않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한반도의 땅끝이라는 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외적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하기보단 내면을 갈고 닦듯 해남의 청정자연에 포커스를 맞춘 새로운 명소를 개발한다면 타 지자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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