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근(해남군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명절에나 귀하게 쌀밥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다 밥 한톨이라도 남기면 복 달아난다고 야단을 치셨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몇 년째 풍년농사를 이루다 보니 재고미가 창고마다 가득 쌓여있고 쌀값마저 거래 가격이 심상치 않다. 그러다 보니 풍년농사를 이루어 놓고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군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해남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금년 조곡 생산량은 작년과 비슷한 13만4591톤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양곡은 2013~2015년산 46만473톤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우리군의 창고 저장능력은 4만9131톤인데 약 95%가 차 있고 고작 추가 저장이 가능한 공간은 2458톤 정도에 불과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밥쌀용 쌀등을 수입하고 있음에도 우리군에는 수입쌀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또한 정부양곡 구곡 출고는 가공용, 주정용 등 수요가 한정되어 있어 조기 출고에 어려움도 있다.

그러다 보니 창고 여석이 부족하여 1만8000톤을 보관해야 하는 공간 즉 100평 기준 창고 40동이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이에 해남군에서는 보관여석 부족 대책에 나섰다. 관내 창고간 물량을 정리하여 1100톤의 여석을 확보하였고 타시군으로 9986톤을 이고 요청하였으며 수협과 마을 창고 등 9동을 정비하여 6000여톤을 저장할수 있는 공간을 계약예정으로 있다.

또한 공공비축미도 전년과 비슷한 1만8049톤을 40kg 가마당 4만5000원에 매입예시하고 후 정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농협과 민간 RPC 등도 예측할수 없는 쌀시장 여건속에서도 자체곡 매입량을 2015년과 비슷한 물량인 약 11만4270톤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가 쌀 수급대책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이 어려운 시기를 견디어 내기 위해서는 범군민적인 노력과 대비가 필요하다. 해남군 농민회에서는 쌀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군과 군의회에 쌀 종합대책협의회 구성, 매입장려금 지급, 홍수출하방지 및 재고미 소진 특별대책을 마련토록 요구하고 있다. 해남군의회에서는 쌀값 폭락에 따른 대정부 규탄과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우리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맞추어 준비하고 순응해 나갈 때 새로운 농촌의 희망은 다시 시작되리라 생각한다.

생명산업인 농업은 우리군의 주력 산업이며 지역경제의 동력이기에 모두 힘을 모아 지켜 내지 않으면 안되는 과제를 우리는 인식하고 함께 타개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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