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쌀, 배추, 양파 등 언제 가격이 좋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해남지역에서도 조생종 벼 수확에 들어갈 시기이지만 나락값이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쌀 생산량이 많다며 쌀 생산 감축정책을 펼치고 있으면서 밥쌀용 쌀 수입에는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

특히 올해는 정부미 보관창고가 가득 차 있어 재고미를 처리하지 않으면 올해 수매조차 어려울 지정이다. 해남에도 정부양곡 4만4000여톤이 보관 중이며 정부미 보관을 위해 군내에서 빈 창고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쌀(20㎏) 상품 도매가격이 평균 3만6000원이었다. 1년 전 쌀값이 유례없이 폭락했을 당시에도 3만9800원에 거래됐었는데 올해는 3800원이 더 하락했다. 평년가격 4만1433원 보다는 5433원 하락했다.

건고추(1㎏) 가격도 지난 23일 기준 평균 9917원으로 1개월 전 1만1125원보다 1208원 떨어졌다. 1년 전 1만3233원 보다는 3316원이, 평년 1만6713원 보다는 6796원이 떨어졌다.

쌀값 폭락에 풍년이 들면 기뻐해야 할 농민들이 올해는 오히려 풍년을 걱정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에서라도 나서 생산비를 보존해주기 위해 농어업인 소득안정을 위한 농어업 소득보전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마저도 정부의 정책에 어긋난다며 조례의 내용을 바꾸지 않으면 예산, 보조금, 교부금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작 정부의 정책을 보면 가관이다. 양파의 경우 2015년 통계청 생산비 조사에서 1㎏당 356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부가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을 때 보전해주기 위해 설정한 최저보장가격은 215원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생산비의 60%에 그치고 있다.

농군인 해남군은 농촌경기에 따라 읍 경기도 변화한다. 쌀과 고구마, 배추 등의 가격이 좋으면 읍 경기도 활기를 띠지만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읍 경기도 침체된다.

때문에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는 문제는 해남군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는 가뭄까지 겹쳐 농가의 시름이 더 깊다.

농민들은 올해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농민들은 오는 9월 22일 전국농민대회, 11월 12일 민중총궐기에서 농민의 권리를 찾기 위해 힘을 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농군에 사는 지역 주민이라면, 지역의 의원이라면, 지역의 수장이라면,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이라면 농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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