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일(5·7화수회 사무국장)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4년 전 이맘때도 불볕더위가 가승을 부렸다. 당시 해남 군민들은 무더위를 뚫고 한마음 한뜻으로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주민들의 힘으로 화원에 화력발전소 유치 계획을 저지시켰던 일이 바로 그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제2, 제3의 해남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2, 제3의 해남주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시 김홍장 시장과 시민들은 지난 20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불볕더위에도 그들이 단식농성에 나선 이유는 '화력발전 추가 건립 저지'를 위해서다. 경남 통영에서는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2차 공청회가 지난 2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들 지역 외에도 전국 여러 곳에서 화력발전소 건립 반대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목소리는 비슷하다.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송전선로와 송전탑 증설로 이어질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2차적 피해가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4년 전 우리 해남군민들이 화력발전소 저지 반대를 위해 주장하던 내용과 이렇게도 비슷할까. 그것은 이미 화력발전소는 없어져야 될 구시대 유물로 판단이 끝났기 때문이다.

화력발전 및 각종 산업단지에서 생성되는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환경 및 보건단체들은 "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때문에 이미 세계는 석탄화력시대의 종식을 고하고 있다. 또한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초미세먼지를 침묵의 살인자로 규정했다.

우리 해남에서는 지난 2011년 12월 해남 화원면 화력발전소 유치설명회 개최 이후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화력발전소유치반대 해남군대책위를 출범시키고, 청정 해남 지키기와 공정하고 민주적 절차를 요구하며 활발하게 주민운동을 진행했다. 결국 주민들의 여론에 밀린 군의회에서는 화력발전소 건립안을 부결시켰다.

이는 그 어떤 일이라도 충분한 주민 의견수렴과 공론화 절차가 없는 일방적 추진은 결국 상처만 남긴다는 큰 교훈을 남겼다. 특히 미세먼지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화력발전소를 건립하는 일은 주민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력발전소 저지 4주년을 맞아 당시의 교훈을 해남 발전의 밑거름으로 잘 활용하는 지혜가 모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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