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해설, 조상의 숨결 교감

▲ 현산초등학교는 2016년 <해남 문화유산 찾아 익히기>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전 학년이 해남 문화유산을 찾아 체험하고 있다.
▲ 현산초등학교는 2016년 <해남 문화유산 찾아 익히기>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전 학년이 해남 문화유산을 찾아 체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현산초 5학년 11명이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견학에 나섰다. 새벽녘에 쏟아지던 비도 그쳤다. 유물전시관에는 평일인데도 단체 관람객이 많았다. 50여명이 넘는 어른 관람객 사이에 면단위 초등학생들은 그냥 묻힐 수도 있었다.

윤영애 담당자는 미리 주차장에 나와 현산초 아이들을 맞았다. 어른들의 행렬에 치이지 않도록 녹우당으로 앞서 이끌어서 사랑채의 유래와 구조에 대해 직접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윤선도와 효종의 이야기와 옛 건축구조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사랑채에서 이동한 다실에서 해남 윤씨 직계 자손인 윤영애 씨에게 직접 다도를 배우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문화해설사 김정숙 씨는 아이들이 어떤 의도로 이곳을 방문했는지, 소요시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꼼꼼하게 소통하고 해설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언어에 맞게, 관심도를 배려해서 전시품 설명이 진행되었다. 같은 이야기인데도 연령에 맞게 전달할 수 있구나 새삼 느끼게 만드는 해설이었다.

해설을 듣고 나와서는 화가 김우성 씨의 인도에 따라 '유하 천마도'와 '선차도' 종이박스 퍼즐 맞추기를 했다.

참여 학생 중 한 명은 "실제 말 크기로 퍼즐을 맞추니까 그림 속 말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면서 "유하 천마도에 나오는 입체모형 말이 있다면 직접 말도 타보고 사진도 찍고 싶다"고 말했다.

화가 김우성 씨는 "이 그림 퍼즐 놀이는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옛 그림에 접근할 수 있도록 4-5년 전에 민예총 회원들이 직접 종이박스를 쌓아 그림을 그려 제작한 것이다"라며 "고산윤선도 유물전시관이 해남의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삶의 지혜와 예술성이 깃든 창조적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전시관 부대시설인 놀이마당에서 투오 던지기도 하고, 재기차기도 한다. 유적지 주변의 아름다운 전경을 누비면서 숨바꼭질도 한다. 북적북적 전시관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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