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광주전남연구원 농수산·환경연구실장)

▲ 바다는 수 많은 생명체들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이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김양식장 김 채취 모습.
▲ 바다는 수 많은 생명체들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이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김양식장 김 채취 모습.
▲ 해안가를 점령한 폐어구들.
▲ 해안가를 점령한 폐어구들.
▲ 폐스티로폼 감용기.
▲ 폐스티로폼 감용기.

l 싣는순서 l

1. 해남 서남부 중심인가(조상필 박사)
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람객 해남유치 방안(김종일 박사)
3. 재정확충을 위한 제언(오병기 박사)
4. 체험·치유관광 중심지, 해남(곽행구 박사)
5. 서남부 중심도시 해남을 위한 교통망 확충(신동훈 박사)
6. 살 맛 나는 땅끝, 마을행복공동체 만들기(나강열 박사)
7.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친환경농업 육성전략(조창완 박사)
8. 지역특화상품 공동 브랜드화(김진이 박사)
9. 해남 땅끝 보듬자리의 겨울나기(심미경 박사)
10.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회복(정철 박사)
11. 해남 6차산업 활성화 방안(장덕기 박사)
12. 바다를 해남 정원으로 조성·관리(김동주 박사)
13. 서남부 일자리 창출 허브로서 해남 잠재력 및 역할(김대성 박사)

지속 가능한 이용 방안 필요

지구는 표면적의 71%에 달하는 바다로 덮여 있고, 우주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존재하고 바다에는 생명체가 살고 있다.

바다는 대륙과 대륙이나 육지와 섬들을 연결하는 교통로인 동시에 바다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또한 해안, 해빈, 갯벌, 만, 하구 등의 주변에는 도시나 마을이 형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거주한다. 바다는 풍부한 자원의 보고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항상 언제 닥칠지 모르는 태풍과 해일 등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해남은 서남해의 바다와 인접하여 3면이 둘러싸여 우리나라 최남단의 땅끝과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으로 유명하다. 해남군의 14개 읍·면 중 9개면이 바다와 인접하고 65개의 섬(유인도 7개, 무인도 58개)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바다면적은 277㎢로 육지면적 1063㎢의 26%, 해안선은 259㎞(인공해안선 126㎞, 자연해안선 133㎞)에 달한다. 많은 지역주민들은 바다를 어패류 해조류, 갑각류, 연체동물 등 각종 수산물을 잡고 채취뿐만 아니라 수산물을 양식하는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멋진 바다와 해안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다양한 여가활동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남바다는 수산물의 생산 공간인 동시에 삶의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지역민의 생활공간으로 바다의 중요성은 지역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부터인가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어족자원이 감소하고, 해양수질은 악화되며, 해수욕장의 모래유실이나 해안침식이 심화되는 등 바다의 본질적인 기능과 가치가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 생산, 생활공간으로서 역할도 감소되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바다의 지나친 이용과 부적절한 개발에 따른 결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수온증가 등은 생산과 생활공간으로서 바다에 부정적 영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유엔(UN) 산하 기후변화국가간협의체(IPCC)에서 세계적으로 130여국가의 2500여명 과학자들이 참여해 발간한 '기후변화 5차 평가보고서(2014)'에서는 세계 기온이 지난 133년 동안 0.85℃(최소 0.65℃~최대 1.06℃) 증가했고, 해수면은 지난 110년 동안 19㎝(최소 17㎝~최대 21㎝) 상승했으며, 21세기 말에는 지구기온이 3.7℃(최소 2.6℃~최대 4.8℃) 증가하고 해수면은 63㎝(최소 45㎝~8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온증가와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바다자원의 손실은 물론 자연재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와 함께 수산업 등 산업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이 바다의 난개발과 부적절한 이용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해남과 인접하고 있는 바다에도 예외일수 없다.

특히 해남의 277㎢에 달하는 바다공간과 259㎞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은 중요한 자연유산으로서 누군가가 주거나 과학과 기술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이 만들어놓은 지역의 위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바다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생명체들이 다양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많은 지역민들은 바다에서 어패류를 잡고 해조류를 채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산물을 길러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많은 관광객들은 해남의 바다를 찾아와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며, 바다와 해빈 및 갯벌에서는 각종체험과 함께 레저를 즐기는 생명, 생산, 생활공간이다.

그러나 바다자원의 남획 및 난개발과 부적절한 이용은 자원고갈, 수질악화, 환경과 생태계 훼손 등을 초래하고, 기후변화는 이러한 영향들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는 바다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는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와 더불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바다에 대한 인식제고와 함께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바다는 지역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바다의 기능과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즉, 바다를 육지의 정원(garden)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가꾸어갈 때 바다의 가치는 높아지며, 이는 곧 생명, 생산, 생활의 바다로서 지역발전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농군 해남, 어군 해남으로의 도약

김·전복 등 수백억원 조수입 거둬
해양쓰레기 처리문제 여전한 숙제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남군은 어업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과 전복, 넙치 양식은 총조수입이 수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어업도 해남군의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해남군의 해안선은 육지 226㎞, 도서 76㎞ 등 총연장 302㎞다. 군의 수산분야 통계현황을 살펴보면 3697어가가 1578억1600만원의 총조수입을 올렸다.

가장 높은 총조수입을 올린 수산물은 김으로 660억1300만원의 총조수입을, 363억700만원의 순소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복이 494억8000만원의 총조수입을, 넙치가 146억 4400만원의 총조수입을 기록했다. 해조류에서는 777억9300만원의, 갑각류에서는 8억9000만원의, 패류에서는 537억2000만원의, 어류에서는 168억1900만원의, 내수면에서는 85억9400만원의 총조수입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해남군이 지난 1월 관내 농어가와 법인을 대상으로 2015년 기준 순소득 1억원 이상 농업업인 통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업에서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린 어업인은 249어가로 지난 2014년 220농가보다 29농가가 증가했다.

자원의 보고인 바다의 수산자원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해양쓰레기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해남군내 곳곳의 해안가는 어업에 사용됐던 폐스티로폼과 그물, 막대 등 폐어구가 떠밀려와 해안가를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방조제와 갯바위 등도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무인도 등은 해양쓰레기가 섬을 뒤덮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역을 따라 이동하고 있어 군내 곳곳에서도 한문이 적힌 중국발 생활쓰레기 등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도 있다. 해양쓰레기는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수산자원 서식도 위협한다.

해남군은 해양쓰레기 선상 집하장, 폐스티로폼 감용기 등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군은 매년 4~5억원의 예산을 세워 해양쓰레기 1850여톤을 수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해양쓰레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의 처리를 위해 국비를 지원받아 이동식 어업용 폐스티로폼 감용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시간당 70㎏의 폐스티로폼을 처리할 수 있는 감용기는 기존 열감용 제품과 달리 유독가스 및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압축·성형함으로써 양질의 스티로폼 재활용품도 생산하고 있다.

해남군이 깨끗한 바다 만들기 일환으로 추진한 해양쓰레기 선상 집하장도 군내 32개소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해양쓰레기 선상 집하장은 어업인들이 육지로 쓰레기를 가져오는 불편함 때문에 쓰레기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배에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바지선형 쓰레기 집하장을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노영수 기자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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