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언제나 욕을 먹는다. 사회비리를 고발하거나 파헤칠 때도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욕을 먹는다.

지난해 어린이집에 대한 보조금 환수 조치와 그에 따른 주민복지과의 무차별적인 갑질에 대해 기사를 써왔다. 어린이집 사태는 지난 1년간 취재했고 여전히 취재가 진행중인 사항이다. 그런데 지난 12일 회사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당시 어린이집 보조금 환수조치를 한 주민복지과 A계장의 친동생 B씨다.

B씨는 "어린이집에 대한 소송결과가 금방 나온다.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고 기자직을 그만둬라. 너같은 놈은 기자자격도 없는 놈이다"고 말했다. 물론 약간의 순화과정을 거쳐 서술하지만 체감내용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무례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욕설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당당히 해남신문의 주주와 독자의 입장으로 말한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급기야 법적 소송 운운하며, 기자를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이 이어지자 대화의 매너부터 배우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 후로 2차례의 전화가 왔지만 모두 대응하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의문점이 생겼다. 어떻게 어린이집 소송이나 행정심판의 결과를 먼저 알았는지다. 이에 대해 해남군에 문의하자 어떠한 결과도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린이집에 확인하니 행정심판 결과는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변호사가 알고 있다며 개략적인 이야기만 해줬다. 그런데 B씨는 어떻게 알고 전화를 하는 것일까. 누가 정보를 일부러 흘린 것은 아닐까.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정보를 가지고 기자 개인도 아닌 회사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지난해 쓴 기자수첩이 불만이었나 보다. 지난해 10월 '갑질'세상이라는 주제로 기자수첩을 썼다. 당시 행정심판을 제기한 어린이집에 대해 '털어서 먼지 안나겠어'라는 식의 무차별적인 조사가 진행된 점과 이어진 학부모들의 항의내용 등을 담아 행정의 갑질이라는 칼럼이었다.

B씨는 행정심판의 결과가 공무원의 갑질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시작했다. 그러더니 욕설로 이어지고 결국 소송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기사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 B씨의 욕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지난번에도 B씨는 SNS공간에서 본 기자에 대한 폄하와 욕설, 그리고 주변인들에 대한 비난의 글을 올린바 있다. 당시에도 많은 개인정보가 B씨에게서 나왔고, 그럴때마다 놀란 적이 많았다.

어린이집을 담당했던 A계장의 친동생 B씨. 누군가 그랬다. 가족은 건드리는게 아니라고. 동생의 오버액션에 연출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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