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신랑과 일본 신부가 한국에서 한복을 입고 번개결혼식을 가졌다.
▲ 미국 신랑과 일본 신부가 한국에서 한복을 입고 번개결혼식을 가졌다.

한 달 사이 두 번의 결혼식에 참여 하게 되었다. 한 번의 결혼식은 흔히 하는 예식장에서의 결혼식이었고 며칠 전의 결혼식은 하루 전에 준비된 번개결혼식이었다.

평소 가족과 이웃들의 결혼과 장례를 접하면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자칫 빚과 많은 심리적 혼란을 겪게 되는 혼례와 장례문화에 회의를 품어오던 차에 이 번개결혼식은 많은 영감과 생각의 전환을 가져 다 주었다.

천연미장 워크숍 차 한국에 온 미국신랑과 일본인 신부의 결혼식!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그들을 아는 지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결혼식은 하루 전 간단한 의견교환으로 진행되었다. 그 부부를 처음 만난 이웃들이었지만 흔쾌히 각자가 가진 재능을 나누어 주었다.

살고 있는 집(서원)을 빌려주고 가지고 있던 한복을 내놓고 산들에 있는 열매로 부케를 만들고 국수를 삶고 주례를 서고 노래로 축하하고 막걸리 한사발로 축배를 들고 둥글게 손을 맞잡고 춤을 추었다. 요즘 흔히들 3포시대, 5포시대하며 결혼과 출산, 집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안타까움과 함께 이 지경에까지 와버린 우리나라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결혼이 출산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며 여기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속수무책 돈 없이는 안 되는 삶의 결결들을 돈의 의존도를 줄이고 거기에 사람과 자연, 문화, 아름다운 가치들을 어떻게 버무려 낼 것인가이다.

우리가 원하고 생각을 바꾼다면 우리 각자는 재능으로 넘쳐나고 우리 주변은 공간으로 넘쳐난다. 삶의 면면들을 보다 충만하고 아름답게 가꿔가기 위해 우리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닌 아래로부터, 우리로부터의 개혁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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