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대부분 회사들은 한해를 정리함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과 사업계획안을 수립하고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농협과 축협 등 조합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해남군내 일부 조합들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등 갈등으로 인해 내년도 사업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조합원들은 하루빨리 조합이 정상화되길 원하다.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후보들간 마찰과 이에 따라 증인과 참고인 등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재판과정에서 증언까지 해야 했던 조합원들은 이해관계가 엉켜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양편으로 갈라진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재판 결과에 따라 조합장 직 유지 여부가 판가름돼 조합원과 군민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재선거를 치르네, 마네 이야기가 전해진다.

현산농협과 해남진도축협은 선거 과정에서 상대후보를 비방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선물을 돌린 혐의,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4표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등 접전이 벌어진 해남진도축협은 조합원이 아닌 사람이 투표를 했다는 등의 고발이 접수돼 선거무효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문내농협은 경제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잡곡유통사업이 조합원의 농산물도 아닌 일반 사기업과의 거래를 통한 자금지원이며, 조합원에 대한 사업계획의 설명이나 이사회의 의결조차 거치지 않고 추진한 사업이라며 지난해부터 책임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문내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문내농협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2월 조합장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등으로 해남지청에 고발장까지 제출했다.

현재 조합장과 전무 등 5명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공판에서는 조합장과 전무가 징역 3년, 그 외 관계자는 징역 1년6개월이 구형돼 선고공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계자 중에는 현 산이농협 조합장도 속해있다.

결국 문내농협은 2016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지난달 30일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었지만 이날 예산안이 부결되는 전무후무한 일까지 벌어졌다. 농산물값 하락 등으로 농협이 어려움에 빠져있어 내년도 예산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삭감됐지만 직원 월급은 16% 늘었다며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 일부 최저임금에 월급이 미치지 못한 직원들만의 월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문내농협 정상화 대책위원회는 최근 문내농협 잡곡사업 피해액은 9억여원에 달하며 조합원들의 출자지분으로 적립한 사업준비금 전액(약 11억원)을 손실처분하고 금년도 처분한 재고잡곡 손실(약 7억원) 또한 문내농협 손실로 전가한다고 주장하며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협동조합을 기본으로 태동된 조합들은 농업농촌의 근간이라고도 할수 있다. 그만큼 그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일부 조합들은 재판 등이 진행되면서 갈등의 골이 쌓일 때로 쌓였다. 재판부는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잘못이 있는 관계자는 엄중한 처벌을 내려 뒷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갈등의 골을 봉합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줘야 한다.

다가올 1월은 조합과 조합원, 농업농촌이 다시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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