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위주 지원정책에서 벗어날 때
찾아가는 마을서비스로 2세 성장 도와야
비 다문화 군민도 다문화교육 대상으로

▲ 해남군내에서 다문화 2세를 위한 한국어교육·문화체험 등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초등학생까지의 어린 학생들에 그치고 있다. 다문화·비다문화 군민이 다름에 대한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문화 2세를 이해하는 교육부터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융화교육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 해남군내에서 다문화 2세를 위한 한국어교육·문화체험 등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초등학생까지의 어린 학생들에 그치고 있다. 다문화·비다문화 군민이 다름에 대한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문화 2세를 이해하는 교육부터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융화교육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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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은 한국인인데…" 흔들리는 다문화 2세
2. 다문화 청소년, 선입견 사라져야
3. '불쌍한 아이 아니에요' - 광주 새날학교
4. 다문화교육 우수 사례 - 이천 부발중
5. 8년간의 다문화 이해교육 - 옥천 삼양초
6. 대안학교로 가능성 찾는다 - 서울 다솜학교
7. 함께 만드는 다문화 - 인천 한누리학교
8. 다문화 2세 사회융합, 교육이 희망이다

 
 

'다문화가족'이라는 단어는 해남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낯익은 단어가 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일본 국가를 시작으로 베트남·필리핀·우즈베키스탄 등 동남아 국가 출신의 결혼한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문화는 결혼이주여성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등을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고 법적 제약이 있어 실질적인 다문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 혼인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정책들이 대다수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여성들을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언어지원과 교육 등이 제공된 것. 결혼이주여성 이외의 가족들을 위한 정책은 부가적인 문제였다.

이제는 결혼이주여성의 초창기 정착 지원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다문화 자체를 삶과 문화의 일부로 스며들게 하는 융화교육 정책이 필요한 때다. 세계화 시대의 다문화 정책은 한국 사회에 다양한 문화를 융화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고 2세를 위한 정책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남성·외국여성의 재혼이나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중도입국자녀의 수도 증가 추세다. 이러한 다문화 2세들이 정규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모상현 박사는 "5년 이후부터 대거 사회진출 할 다문화 2세들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해남군은 다문화건강가정지원센터 위탁운영을 통해 한국어교육·이주여성 방문교육·통번역서비스와 함께 자녀 언어발달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해남동초등학교에서도 한국어가 미숙한 다문화자녀를 위해 방과후 한국어교실을 따로 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언어 교육 지원은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 등 어린 학생들에게 한정돼 있다. 한국어 문화교육이나 다국가 문화배우기 등의 교육은 다문화중점학교로 지정되지 않는 한 교육 현장에서 깊이있게 다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규교과과정에 다문화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만큼 심도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다.

특히 다문화자녀의 수가 지난해 기준 739명, 군내 어린이집과 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는 435명에 이르는 해남군은 앞으로 늘어날 다문화자녀를 대비해 부족한 교육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전국 각지에 지어진 다문화대안학교 등의 선진 사례를 통해 교육방식을 적극 수용하고 군 단위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때 교육대상을 다문화가정으로 구별짓지 않고 비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모든 군민을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2세가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마을, 나아가 해남군민의 삶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마을 서비스를 통해 마을 주민들의 인식변화를 돕거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가정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융화교육 필요에 따라 세워진 대안학교들
이중언어 장점 살리고 한국어능력 보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자존감 세워줘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새날학교는 지난 2007년 단촐한 교실 두 칸에서 시작했으나 지금은 학력인정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전국에서 견학오는 대안학교로 탈바꿈했다. 도농복합지역인 경기도 이천시의 부발중학교는 혁신학교 과정과 다문화 교육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자연스러운 다문화 교육을 제공, 이에 공립학교들 중 다문화교육 최우수사례로 꼽힌다.

충청북도 옥천군 삼양초등학교는 집단상담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결혼이주여성이 직접 강사로 나서 다문화 이해수업을 진행한다. 서울 다솜학교는 취직을 목표로 전문 기술을 가르쳐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줌과 동시에 소외됐던 아픔을 치유해주는 교육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인천 한누리학교는 다양한 국가의 물품전시장과 세계전통의상 비치 등으로 다문화가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려주고, 민간 외교관 가능성이 큰 다문화 학생들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다문화 자녀들이 자신만의 꿈과 비전을 갖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세계화와 인터넷의 발달로 국경을 뛰어넘는 현대 사회인 만큼 다문화 자녀 개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필요하다. 이는 사회에 만연한 인종주의에서 비롯된 선입견을 벗겨내는 융화교육이 함께 따라줘야 가능하다. 또한 다문화 교육은 비다문화자녀가 세계로 진출할 기회 역시 증진시켜 줄 것이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변화와 융화교육에 대한 관심이 군내 다문화 가족뿐만 아니라 해남군, 국가 전체의 행복의 주춧돌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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