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49명 중 4명 타박상 통원치료
사고 재발 막는 꼼꼼한 관리 필요

▲ 두륜산케이블카 ATS 전선 주름관에 지난 5일 운행정지 원인으로 추정되는 쥐가 침입한 흔적이 발견됐다.
▲ 두륜산케이블카 ATS 전선 주름관에 지난 5일 운행정지 원인으로 추정되는 쥐가 침입한 흔적이 발견됐다.

삼산면 두륜산 케이블카가 정전으로 인해 멈추면서 탑승객 47명과 안전요원 2명이 3시간여 동안 허공에 갇혀있었던 사고의 원인은 쥐 두 마리가 침입해 전력 자동전환스위치(이하 ATS)에 누전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비상전력시스템이 있었으나 ATS가 합선되면서 가동되지 않아 비상전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해남경찰서는 두륜산 케이블카 상부역사에 위치하고 있는 배전상자 중 ATS가 설치된 곳에 쥐 2마리가 들어가면서 누전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0일과 11일 국과수와 전남지방청 감식반이 내려와 조사한 상황이다.

구조를 도운 탑승객 기승권(68)씨는 "정전이 되면 비상전력이 가동돼야 하는데 우리가 구출될 때까지 운행이 중단된 건 큰 문제다"며 "같이 탑승한 안전요원들도 입사한지 얼마 안 되서 승객들끼리 서로를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상시전력시스템과 비상발전기를 이용한 비상전력시스템이 있었으나 이번 사고는 전력 공급장치인 ATS가 합선되면서 비상전력시스템까지 무용지물이 됐다. 전력 공급장치 운용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중요한 전력장치에 쥐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다는 점 자체가 문제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탑승객들이 안전요원 실무능력에 불만을 제기해 사전에 안전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당시 안전요원은 입사한지 각 1달·2달 된 계약직 사원들로 나타났다.

A 업체는 "전선 케이블이 들어가는 부분에만 작은 공간이 있다. 전선을 추가연결하게 되면 활용하기 위해 여유분 공간으로 남겨놓았는데 쥐가 들어갈 줄은 몰랐다"며 "관련 부품은 전부 새 것으로 교체했고 전선 케이블이 들어오는 공간은 철판과 시멘트로 메웠다"고 답변했다.

이어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안전요원은 케이블카에 태우지 않는다"며 "사고 발생 당시 기다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안전요원들은 지시에 따랐던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남군내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관광지인 만큼 이번 사고로 잃어버린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업체뿐만 아니라 해남군의 엄격한 관리점검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두륜산 케이블카가 상행선 430m, 하행선 200m 지점에서 갑작스레 멈춰 해남군청·경찰서·소방서·군부대 등에서 200여명이 투입돼 탑승객을 한 명씩 구출하는 구조작업이 진행됐으며 모두 구출하기까지 3시간여 가량이 소요됐다.

A 업체는 탑승객 중 4명이 타박상을 입어 통원치료 중이며 남은 승객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으며, 케이블카 비용을 환불처리하고 치료비를 지급했다.

사고 직후 국민안전처는 교통관리공단에 안전검사를 의뢰했으며, 지난 10일 교통관리공단은 해남군에 안전하다는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 업체는 경찰 수사 추이를 지켜본 뒤 운행 재개 날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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