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아무 걱정 없이 지냈던 그동안이 다시 그리워지는 듯 한동안 그 여행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자꾸 추억되었다.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단다. 그땐 힘들고 불편해도 다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아련하고 그리운 법이지."

그럴 때마다 엄마는 여행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나간 여행을 다시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걸까? 그 이유는 아마 여행하는 동안 느꼈던 평화와 고요함을 다시 느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살벌한 경쟁의 시대여서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많고 더 좋은 것을 갖기 위해 열심히 달리며 살아간다. 그렇게 정상을 향해 무작정 앞만 보며 나아가다 보니 막상 산길에 피어있는 꽃들이 이루어 낸 아름다운 풍경을 놓쳐버리는 이들도 많다.

빠른 속도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어느 순간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건가?' 하며 혼란이 오게 되고 이것은 곧 '슬럼프'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일상 속에서 평화와 고요함을 느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런 그들에게 여행이란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여행'은 시간에 쫓기며 사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고 여러 가지 생각에 복잡해진 머리를 식혀주며 살아가면서 경험한 가슴 속의 상처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 내 주변에 열심히 달리느라 지친 사람이 있다면 잠시 자신의 일상에 쉼표를 찍고 멈추어 여행을 통해 평화와 고요함을 느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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