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다. 왕권도 아닌 지방자체제도가 왕권을 초월한 존재가 돼 버렸다. 특히 박철환 군수는 왕보다 더한 권력을 행사하며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인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

최근 터진 해남군의 근평조작 사건과 관련 박철환 군수의 행동과 발언 등에 대해 군민들과 일부 공직자들이 내뱉는 한숨 섞인 목소리들이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후 해남군은 각종 인사비리와 금품비리로 얼룩졌었다. 그 결과 몇 명의 군수들이 구속되거나 군수직을 물러나는 사태가 빚어졌고 군민들은 연일 강도 높은 비난과 집회 등을 열어 한 목소리를 내왔다.

박철환 군수는 연임한 군수다. 연임할 당시 청렴과 힐링이라는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군청에 들어가면 여기저기 곳곳에 청렴과 관련된 글귀들이 보인다.

특히 '청렴이라 쓰고 공직이라 읽는다'는 글귀는 말그대로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는 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군수도 선출직 공무원이다. 공무원인 군수도 청렴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군수의 지시에 의해 근평을 조작해 승진인사를 선별했고, 지시를 받은 공무원을 공문서를 조작하고 이를 대가로 자신의 근평을 조작해 승진한 꼴이 과연 청렴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상황이 이런데도 박 군수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공식적인 입장발표나 군민에 대한 사과 등 근평조작에 대한 그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을 모아둔 자리에서는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표명을 안했다'는 발언은 더욱 공무원들의 허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한 술 더 떠 인사를 총괄하는 행정지원과장의 '감사관과 피감사자의 견해차이'라고 변명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

본 기자도 취재과정에서 왕권보다 쎈 군수의 권력을 느꼈다. 군청의 정례직원회의를 아침 일찍 기자실로 가 모니터링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모니터링한 내용을 알고 행정지원과장의 멘트가 보도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니 보도하지 말란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런식으로 보도되면 기자실 문을 열어 놓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기자의 취재방법 중 하나는 현장에 있지 않아도 타인의 말이나 제보에 의해 여기저기 팩트를 확인하고 기사를 작성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본 상황을 어찌 군민에게 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박 군수의 권력이 언론통제도 하려는 모양이다.

한 간부 공무원의 이야기가 여러 경로를 통해 내게 들어왔다. '기자 같지 않은 것들은 차도 주지마'라는 말이다. 기자 같지 않는 기자가 누구인지 묻고 싶다. 이번 기자수첩이 나가면 군은 어떤 행동을 취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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