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가 주최한 해남시민단체 세미나에서 이광교 해남YMCA 이사장의 발제에 이어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 본사가 주최한 해남시민단체 세미나에서 이광교 해남YMCA 이사장의 발제에 이어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일시 : 2015년 9월 21일

장소 : 해남 YMCA 3층 행촌홀

발제자 : 이광교(해남YMCA 이사장)

사회자 : 최재희(남도시민인문광장)

토론자 : 이정확(민주민생 해남행동 대표), 박종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 이무진(해남군농민회 사무국장), 오영택(깨끗한 해남만들기 범군민운동본부장)

'새로운 지역운동의 출발은 시민단체로부터'라는 주제로 열린 지역공동체캠페인이 해남지역 시민단체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1일 해남YMCA 3층 행촌홀에서 열렸다.

첫 번째 행사로 열린 '한국시민사회 운동의 역사와 해남시민사회'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이어졌다.

해남신문이 주최하고 해남YMCA 주관,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세미나를 거쳐 해남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워크샵, 시민운동 강연회, 시민운동의 미래방향에 대한 토론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까지 진행된다.

해남신문 이웅 대표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한 고민 끝에 시작한 지역공동체캠페인"이라면서 "해남의 시민단체가 모여서 활동과 앞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위해 만든 자리인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건강한 시민단체가 되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이광교
▲ 이광교

이광교 = 군대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해남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해남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에 연관이 됐다. 굽은 나무가 선산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관리가 부패하고 하다보면 봉기가 일어난다. 홍경래, 이필제 난 등 수많은 소작쟁와 노동쟁의 등이 일어났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적인 여러 가지 운동들은 정치제도와 어울려 사회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다.

해남에서는 1946년 해남 YMCA 창립했지만 시민운동에서의 역할은 미비했다. 1970년대 들어 한국YMCA가 기존 운동방식을 탈피하면서 농촌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남YMCA는 1974년부터 지역교육 실시, 농촌고리채문제해결과 의식화를 위해 해남Y농촌개발연구회를 1974년 조직했다. 1977년부터는 해남읍 서림에서 추수제를 진행하며 농민의 공동체 다짐에 나섰고 1979년 농촌개발연구회를 해산하고 해남Y농민회를 설립, 농민운동을 시작한다.

농민운동 뿐 아니라 환경운동사에서도 한축을 차지한다. 1990년 핵발전소 건설반대 해남군운동연합이 결성돼 운동을 진행했다. 1998년 정부의 핵발전소 예정지에서 해남이 제외된다는 발표로 잠잠해졌다가 2010년 다시 핵발전 반대투쟁으로 이어졌고 화력발전소 건설반대투쟁과도 연결돼 환경운동에도 적극 앞장섰다.

본문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1990년대말 2000년초 해남 산이면 통신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위해서 해남군민연대가 설립되었고 상당기간 중도적인 입장에서 해남시민운동의 역할을 해왔다. 해남농민회, 전교조 등도 활동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들어 많은 진보적 환경 문화 예술단체들이 해남에서 결성된다. 남도 한울 생협 아이쿱, 민예총, 고정희 기념사업회, 김남주 기념사업회, 여성의 소리, 자연사랑메이리, 희망해남 21, 해남사랑청년회, 평통사 등이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이 창당되어 해남군의회에 2명의 군의원을 만들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0년 6월에 창간된 해남신문은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으로 자리 잡았다. 시민단체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도록 압력하고 도와주고 추동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최재희
▲ 최재희

최재희 = 해남평화비 건립에 해남의 52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해남에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있다는 것이다. 이광교 이사장의 발제문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이것만 가지고도 토론 나눌 주제가 많다. 오늘 주로 이야기해야 할 것은 대안에 관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중심, 현장중심의 운동의 실천성이 중요하다. 농민회가 가장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무진 사무국장은 어떻게 생각는지 궁금하다.

이무진 = 농민회가 과연 예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점검해 봐야할 것이다. 해남 지역운동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던 농민회 역할을 현재 농민회가 하고 있느냐는 반성이다. 농민회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농업문제는 곧 사회, 지역문제라는 것이다.

한미FTA 투쟁은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농업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에 적용된다는 것이었지만 농민들의 생존권 투쟁으로 비춰지면서 농민회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 그 당시 패배감도 컸지만 이전에 승리했던 사업 많았다. 역사를 보면 전국 최초로 만들어내고 투쟁을 통해 성공한 것이 많다. 지금은 생존권 투쟁조차도 버거워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 농민들의 생존권 투쟁자체가 곧 사회, 정치적인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참가하지 못하는 농민들과 그 주위에서 바라보는 일반 대중들이 농민들이 변해 생존권 투쟁이 아니면 안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생존권 투쟁이지만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바로잡기 위해 싸우는 투쟁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렇듯 주위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 박종찬
▲ 박종찬

박종찬 = 현장중심으로 들어가야 했을 때, 현장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를 생각해야한다. 현장은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전문화되어있고, 각자 정체성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모든 것이 한군데에서 이야기될 수 있던 것이 세분화되어있다. 세상은 스마트하고 빨라지지만 활동가들이 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역내의 단체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말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여론이나 교육의 모습을 활발히 공유하는 모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모습도 있다.

우리는 사회단체 운동을 하고 있다는 현장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실천도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활동에 대한 평가가 되어야 한다. 평가에 대한 방법도 열린 눈으로 보아야 연계가 가능할 것이다. 명망가나 단체 중심으로 뭉쳤지만 지금은 단체의 하는 일에 동의하면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진행된다. 이러한 주제가 아닌 것으로 뭉쳤을때는 상처를 준다.

최재희 = 우리는 서로 관심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현장을 알아야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다. 현장을 모른다는 것이 큰 문제가 있다. 지역운동은 주로 감시 비판이었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인 의제를 창출하는 운동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 이무진
▲ 이무진

이무진 = 한가지 사례를 말하고 싶다. 해남에는 대북지원관련 조례가 있다. 이 시작은 농민회의 대북쌀지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여러 사회단체가 결합되면서 조례가 만들어졌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대북쌀지원은 생존권 투쟁으로 고민하고 있다. 쌀값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해외지원이나 대북지원을 해야한다고 농민들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북지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해남군농민회가 색을 완전히 버리고 전술적으로 쌀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것이냐는 문제제기를 한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때 당시 대북지원을 할 때 면지회라는 곳에서 경작지가 없는 곳은 50~60가마를 자체모금해서 지원했다. 그런 과정에서 통일, 여타의 정치적인 논리를 벗어나서 농민들이 그 역할을 했었다. 대중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주고 그 다음의 역할을 만들어주는 것이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다. 현장의 대중들이 저희들이 가르쳐야하고 그 사람들을 구제해야할 대상은 아니다. 그런 식의 사고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광교 = 마무리 토론회를 통해 해남시민사회 운동의 미래와 역할의 논의가 진행되니 지금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재희 = 이 문제는 계속 다뤄야할 문제다. 그래서 결국은 현장중심의 실천성이야기가 현실적인 문제라고 생각된다.

▲ 오영택
▲ 오영택

오영택 = 오늘 토론회가 시민사회의 문제를 진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의 이해, 하는 일과 문제점, 애로사항 파악하는 것이 토론의 기초라고 생각된다. 오늘 하루에 끝난다면 대안에 대해 각자 단체의 의견을 토론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보면 남은 이야기가 해남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 이정확
▲ 이정확

이정확 =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상황을 놓고 보면 상황별 연대는 끈끈했다. 실제로 사회, 시민단체가 시대적 요청에 대해 답을 내리고 있었는지 확인해야한다. 환경, 빈곤, 노인, 청년 등 중요한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투쟁을 하다보면 조례 법에 걸려 활동할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 문제는 구조문제다. 다양한 문제를 조화롭게 이뤄가지 못하면 지역사회의 시민사회운동이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무진 사무국장이 말했듯이 농민회가 처음과 다르게 생존권 투쟁도 안되고 있는 것은 자기반성이고 가슴 아픈 고백이다. 신자유주의 파고속에서 희생된 농민들의 어려움을 정면에서 나서고 있는 것이 농민회다. 결국 문제해결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농민회에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결의가 보인다.

1990년대 이후로 대중운동이 펼쳐졌지만 그 이후에 발전되는 전반과 비전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사회에서도 사안별 연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의제가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지역의 문제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연대를 모색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지역문제가 아니니 배척하고 배제시키는 과정이 이러한 문제점을 이끈 것 같다.

박종찬 = 여러 시민단체들이 한자리에 앉아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시간이다.

이무진 = 제가 보기에는 시민사회단체 등을 비롯해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졌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못해도 서로 박수 쳐줬으면 한다.

배려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것이 농민회도 한울남도아이쿱생협과 연계해 영화제를 하고 있지만 한번도 못갔다. 농민들은 새벽 5시에 나가서 오후 8~9시까지 일할 때 영화제 한다.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든다. 오늘 같은 날도 일하고 있는데 세미나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것이 정말 조그만 것이지만 함께 하는 단체 중에서 누군가도 아마 그럴 것이라는 이해가 필요하다.

농민회 자랑은 아니지만 농민회 사무실을 리모델링을 해서 전교조 사무실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정확히 50:50으로 비용을 내고 사용한다. 이는 자기 대중이 있는 농민회와 전교조가 해남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함께 하기로 했다. 왜 농민회가 그러한 선택을 했지는 고민 해줬으면 좋겠다.

오영택 = 사업에 대한 소통이 없다. 사업에 대한 설명, 공유,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계기로 좀 더 소통의 장이 커지고 횟수가 많아졌으면 한다.

최재희 = 미숙한 진행 미안하다. 해남신문 주최해줘서 서로의 문제점을 알게 된 것 같다.

일본 자민당의 장기집권을 무너뜨렸던 호소카와 모리히로는 나라가 변하지 않으면 지방에서 변해보이겠다는 말을 했다. 저희도 해남에서라도 변해서 나라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국의 모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토론회 마치겠다. 2차 토론회 심도 깊은 토론회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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