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족모임에서 전해들은 이야기는 심심찮게 매체나 주변지인들로부터 전해 듣던 이야기였지만 특별히 가슴에 와 닿았다.

다름 아닌 자녀 둘을 대학을 보내는데 아이당 한 학기 학비가 900만원에 매월 방값 50만원, 생활비까지 하면 매월 최소 400만원은 있어야 유지된다는 이야기다.

그리 놀랄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현시대의 가족 이야기이고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으로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딸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에서부터 이렇게 긴 교육과정과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일을 찾거나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진입한다 해도 자기의 잠재력은 커녕 꿈도 펼치지 못한 채 자본주의 소모품으로 자신을 소진할 뿐인 이시대의 청년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좀 더 자립적이고 잠재력을 펼치며 살길 원하는 청년들, 다른 삶의 전환과 상상력을 얻고 싶은 청년들, 시골에 살고 싶지만 정보나 인프라, 공간이 없는 청년들을 어떻게 도울 수는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현산 만안리 미세마을 청년공동체는 몇 해 전부터 30대 청년들이 모여 실험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같이 밥해 먹으며 농사짓고 공부하고 놀고 쉬며 시골살이를 체득해나가고 있다. 이들이 이 경험을 함께 나눌 도시의 청년들을 맞이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이 계절 남도의 시골살이에 필요한 농사짓기, 집짓기, 소소한 생활기술 배우기, 생활무예, 목공, 남도의 문화예술(마을문화)등 전문적인 기술습득이 아닌 시골 삶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함께 일하고 밥해먹고, 손과 마음을 모으는 연습을 하고 죽어있던 손의 감각을 되살리는 연습, 같이 놀고 쉬는 방법, 새로운 삶에 대한 모색과 공유를 연습하는 자리인 것이다.

부디 이들이 짧은 기간이지만 자기의 자리와 일을 찾고 농촌에 활력을 더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런 조그마한 움직임들이 물꼬가 트여서 큰 강을 이루길 바라며 청년들이 농촌으로 올수 있도록 우리들은 우리가 가진 인프라와 공간, 자원을 청년들과 함께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궁리하고 실험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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