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황산면 삼호리 부두
극단 미암, 옥매광산 재조명 공연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됐던 옥매산 광부들이 귀환 도중 선박 화재로 수몰돼 목숨을 잃었던 옥매광산 광부 수몰사건의 70주년을 기리는 추모제가 오는 29일 황산면 삼호리 부두(옥선창)에서 열린다.

옥매광산 광부 수몰사건은 일제강점기 당시 옥매산 광산에서 일하던 신흥·옥동·삼호·원문 등지의 광부들이 지난 1945년 4월 제주도로 강제 동원되면서 발생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군 방어진지나 동굴을 파는 강제노역에 시달려야만 했다.

옥매광산 광부들은 광복 이후인 지난 1945년 8월 23일에서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선박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진압되지 못했고, 바다 위에서 4시간을 표류하다 결국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광부 137명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118명은 바다 속에 수장됐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옥매광산 광부 수몰사건 유족회가 구성돼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모제는 옥매광산 수몰사건 70주년을 맞아 해남의 역사적 문제를 되새기는 추도행사와 함께 열린다. 극단 미암은 옥매광산 수몰사건을 재조명한 연극 대본을 추모제에 올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또 희생자들을 위해 한영자 선생의 신칼무 공연 등 한풀이 굿도 진행된다.

유족회 박철희 대표는 "일제의 강제노역에 시달리던 광부들이 원인 모를 화재로 수장된 안타까운 역사를 후손들이 기억해야 한다"며 "추모비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군민 성금을 모아 추모비를 건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극단 미암은 옥매광산 수몰사건을 재조명하고, 지역민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그들의 귀향'이라는 제목으로 연극을 준비했다. 이 연극은 오는 9월 9일과 10일 선보이며 이어 제주도와 담양에서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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