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10시, 인문학 강의를 듣고 돌아오는 밤길 위에서 되뇌는 말은 '나만 잘하면 돼!'이다. 이 말은 '나만 인간이 되면 돼!'라는 말의 다름 아니다.

이번 남도시민인문학 페스티벌 '내가 공부하고 싶은 학교'에서는 '인문학'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들이 끊임없이 '인간'이 되고자 하는 학문임을 재인식한다.

내일 청소년들을 위한 인문 스터디가 있다고 들었는데, 강의실(해남 문화원)에는 청소년들 모습이 여럿 보인다. 80세가 넘으신 어르신도 앉아 계시고 시인, 화가, 사회복지 관련자, 교사들 등과 필기도구를 붙박이 접이 책상위에 꺼내놓고 있는 낯선 분들도 여럿이다.

함돈균(문학평론가)의 '낯설고 멀고 깊은 생각을 가르치는 '인문학교'의 몇 가지 사물들'에 이어 이형대(고전 문학자)의 '옛 사람들은 어떤 '공부'를 꿈꾸었는가?'가 밤 10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19일에는 '청소년 지혜학교+인문서당'과 조성룡(건축가) '삶을 가르치는 '학교'로서 공간과 건축'에 이어 '해남인문 만민공동회'가 있었다.

해남공공도서관(관장 박은정)은 오는 9월 1일부터 한시와 하이쿠, 우키요에와 함께하는 '동양사 강의'(8주간), 6일에는 길위의 인문학 '윤선도의 삶과 가사문학(이끔이 박종삼: 해남 생태문화학교 대표)'을 준비했다.

이 가을에, '진정한 인간'이 되려는 해남인들의 지고한 노력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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