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작업장학교 학생 교사
베틀 만들기-직조, 숟가락 깎기

▲ 나무를 깎아 만든 숟가락.
▲ 나무를 깎아 만든 숟가락.

요즘 보리 베기와 모내기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골마을. 마을 한켠에 위치한 마을공방에선 학생들의 베틀 짜는 열기가 후끈하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삼산면 목신마을에 있는 이공방과 목신집에서 하자작업장학교(서울 영등포) 학생들(중등과정)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베틀 만들기 및 직조수업이 진행되었다.

또한 틈틈이 나무이름 알기와 나뭇가지로 숟가락 깎기 등의 자연수업과 고사리 꺾고, 매실을 따서 장아찌담기 등 계절농사수업이 진행되었다. 더불어 밤에는 대흥사숲길 산책과 땔감 주워 모닥불피우기, 별보기, 노래 부르기 등 배우고 놀며 6월 시골의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부터 이들은 목화를 심고 실을 만들어서 천을 짜는 '목화 연애중'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데이북을 만들어 목화의 하루하루의 성장을 그림으로 그려보고(보태니컬 아트) 베틀 만들기. 직조작업과 더불어 목화솜을 이용한 다양한 손바느질 소품 만들기도 계획 중이다. 하자작업장학교 내에는 자전거공방, 흙 공방, 목공방 등 다양한 생활 공방이 있어 학생들에게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전기에 기반 한 삶과 기술이 아닌 손을 통한 생활기술(실과)들을 배우게 하고 현대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유하고 행동 할 수 있는 미래 어른들로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불현듯 2011년 후쿠시마사태 때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던 한 장의 사진이 기억난다. 쓰나미가 덮쳐 모든 것이 폐허가 되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잔해 더미 속에서 망연히 앉아있던 젊은 여성의 모습! 그 한 장의 사진은 수많은 말을 대변하고도 남았으며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하는가!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직접공예(생활기술)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서 경외의 마음을 지녀 환경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는 이데카와 나오기가 쓴 '인간 부흥의 공예'란 책의 한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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