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하노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해가 떨어질 무렵에 버스와 함께 우리가 머무를 호텔이 있는 '하롱베이'로 출발했던 어제의 일이 기억났다.

뭉친 근육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한번 쭉 펴고 문을 열어 호텔 복도로 나와 보니 오른편 끝 쪽에 있는 커다란 창문 밖으로 그리 높지는 않은 베이지색 톤의 건물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와 아직 잠이 덜 깬 나를 맑게 만들어 주었다. 이른 아침이어서 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적었다.

창밖 구경이 끝나고, 우린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 뒤에 오늘의 일정을 위해 익숙해진 버스에 올라탔다.

현지시각 오전 8시 20분쯤에 우리 패키지 팀은 작은 배 한 대를 빌려 탔다. 안에는 끼워 앉으면 최대 6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와 식탁이 각각 여덟 개씩 놓아져 있었고, 넓은 바다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2층 전망대는 물론, 깔끔히 정리된 부엌도 있어 마치 물 위를 떠다니는 가정집 같았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자 요란한 경적 소리를 내며 배가 출발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일정인 유네스코 세계 자연경관으로 지정된 '하롱베이의 3000여개의 섬 일주'가 시작되었다. '홍강(붉은 강)'과 합쳐져 탁해진 바닷물 위에 우뚝 솟아있는 섬들은 정말 멋졌고 각기 다른 바위섬들의 모양은 하나같이 모두 개성있어 보였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시원한 바닷바람은 내가 '지상낙원이란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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