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전분교, 텃밭가족프로그램
협동정신·생명 소중함 배워

▲ 용전분교는 학생과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학교 텃밭을 이용해 협동정신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 용전분교는 학생과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학교 텃밭을 이용해 협동정신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요즘 해남은 한창 농번기여서 어른들의 일터는 바쁘다. 예전 같으면 이러한 어른들의 일터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어른들을 따라하며 흙놀이, 물놀이를 해볼 수 있을 것인데 이제는 애들에게 농약이 해롭다, 농사는 가르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근처에 못 오게 하는 분들이 많다.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농업이 유망하지 않을 거라는 암울함에서 나오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놀이터이자 배움터는 어른들이 제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아이들이 보거나 따라하는 것이라 한다. 더구나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일, 자연과의 원시적 만남을 만끽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앞으로 인생을 살아낼 큰 자양분이 된다. 물, 불, 흙, 바람 속에는 아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놀이, 책속에서는 얻을 수 없는 배움이 가득 숨어있다.

지난 25일은 마산면 용전분교의 학교 텃밭에서 가족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텃밭파티가 있었다. 학교안 텃밭은 아이들이 수시로 식물을 관찰하고 가꾸는게 가능해서, 교과서로 배운 식물의 한살이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서로 협동하여 풀을 매고 물을 주면서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 용전분교에서는 매년 학교안에 있는 텃밭을 전 학년으로 구성된 각 두레별로 가꾸어 왔는데 올해부터는 학부모와 지역민에게 분양도 실시하였다. 그렇게 지난 식목일에 10가족이 참여하여 옥수수, 해바라기, 콩, 딸기 등 각종 씨앗과 모종, 과실수들을 심었던 게 어느새 잎채소들은 풍성하게 자랐고, 딸기는 작지만 달디단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다. 이번 만남에서는 풀매기와 채소 솎아내기, 호박고구마순 심기 등이 진행되었고, 막 딴 채소들로 현장에서 삼겹살파티를 했다. 엄마, 아빠를 따라 형아 학교에 놀러온 동생들도 덤불을 들춰가며 양손이 빨갛게 물들도록 딸기를 따먹으며 즐거워했고 큰 아이들은 채소를 씻으면서, 텃밭에 물을 주면서 수시로 어른들과 물싸움 대결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번 텃밭활동은 용전분교 생태교육공동체의 '어린 농부들의 생태살이'라는 사업의 일환으로서, 앞으로 6개월동안 총 10차에 걸쳐 가족과 함께하는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텃밭활동의 총괄을 맡은 이기훈 지기님은 "많은 부모들이 자주 텃밭을 들러보고 수확해 가시면서 심을 거리, 놀거리도 생각해 내면서 더 재미난 학교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늘밭 수확이 한창인 어른들의 일터에 아이들을 초대해 보면 어떨까. 마늘수확을 거들면 칭찬도 해주고 마늘 까기도 해보게 하고 도랑이 있으면 들어가 가재를 잡으며 물놀이도 하는걸 보면서 어른들이 한번씩 웃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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