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진(해남군농민회 사무국장)

 
 

해남신문을 통해서도 기사화 되었듯이 양파 20kg 한망에 10원짜리 경매가 4월 중순에 지속되었다.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서로 팔려고 공판장 주차장이 꽉 막혔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고 나면 농사를 짓는 농민은 분노를 하게 될 것이고 일반 국민들도 헛웃음이 나올 것이다.

정부는 양파 수급조절 차원에서 저장양파 9280톤을 시장격리 했다가 4월15일부터 30일까지 방출 조치토록 했다. 가락시장 청과의 한 양파 경매사는 "저장양파가 이렇게 많이 들어왔던 적도, 가격이 이 정도였던 적도 올해가 처음"이라며 "저장 물량이 많아 조생양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문제는 올해 햇양파 가격까지 혼란시키며 업체에 혜택을 준 돈이 농산물가격안정자금이라는 것이다. 농민과 소비자에게 적정한 가격보전을 위해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돈으로 양파재배 농민에게는 가격폭락을 정부가 미리 선사한 것이다.

무안과 함평 등 양파 저장창고가 즐비한 지역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썩어서 물이 질질 흐르는 양파망도 그대로 차에 실어 공판장으로 출하했다고 한다. 10원에 경매를 받던 말던 정부가 망당 1만5160원에서 부족한 가격만큼 보전해주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양파는 그대로 다시 무안이나 함평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양파즙을 내는 업체가 다시 10원짜리 양파를 사들였기 때문이란다.

또 한 가지 미친 농업정책이 있다. 정부는 5월 3일 쌀시장 안정을 위해 '14년산 쌀 7만 7천 톤에 대한 추가 격리를 5월 내 조속히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격리 이후 쌀값 및 수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쌀 시장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더 이상 방치하면 2015년 조곡가격이 40kg당 4만5천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었기에 농민들은 대환영을 하였다.

하지만 웃기게도 5월 8일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밥쌀용 쌀 1만톤 수입계획을 공고하였다. 쌀값 폭락을 우려해 추가 시장격리 하겠다는 발표를 한지 채 1주일이 지나지 않아 쌀값을 어지럽히는 밥쌀용 수입쌀을 들여오겠다고 한다.

정말 앞뒤도 분간 못하는 수준이하의 정부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수입된 밥쌀용 쌀은 국내산 쌀과 혼합판매 되면서 부정유통과 국내산 쌀값 하락의 주범이 되어왔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 개방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밥쌀용 쌀 의무수입 조항을 삭제하였고, 이로 인해 2015년부터는 밥쌀용 쌀을 수입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음에도 수입한 것이다.

정말 상식이하의 정책이다. 그리고 상식이하의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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