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차가운 바람을 뚫고 우리의 차는 공항을 향해 쌩쌩 달렸다. 창 밖 풍경은 마치 종이책을 스르륵 하고 빠르게 넘기는 것처럼 지나갔다. 깜깜했던 새벽하늘에는 어느새 주황색 햇빛이 조금씩 보였고 '언제쯤 도착하려나'하는 생각이 들 때쯤 차가 천천히 속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창문 밖으로 커다란 건물이 보였다.

무안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공항에서 우리는 여권과 티켓 확인 등의 몇 가지 절차를 밟고 한 시간쯤 뒤에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비행기는 아래로 점점 착륙했고, 현지시각 오전 11시 45분에 우리들은 베트남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 우리의 여행을 도와주실 가이드 두 분과, 같은 패키지 여행을 신청한 사람들과 만났다. 가이드는 여행객들에게 '하노이의 시내'를 구경시켜 주겠다며 버스와 함께 우릴 그곳으로 안내했다.

하노이의 시내 모습은 새로운 볼거리를 많이 선물해 주었다. 조그만 잔디에 모여 풀을 뜯어 먹는 흑염소들과 횡단보도를 가득 채운 수많은 오토바이. 목욕탕 의자 몇 개를 놓아두고 장사를 하는 개인 커피숍과 가지각색의 간판을 걸어둔 다양한 가게들이 그것들이었다. 알록달록 예쁘고 아담한 건물들은 저절로 '우와'하고 감탄사를 부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적당히 따뜻한 날씨와 함께한 베트남 여행의 첫날은 새로운 것들,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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