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초 땅끝상상체험부
올해는 처음으로 해남 문화공간 탐방을 시도했다.
아이들에게 해남도 도시보다 더 양질의 즐길 문화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 21일 방문한 해남 유일의 북카페 주인장(일상 판타지, 민경)은 만화를 전공하고 전국적으로 영상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귀농인이다. 그곳에서 아이들과 새로운 예술분야로 뜨고 있는 'flip book 애니매이션 영상작업'을 함께 했다. 아이들에게 북카페를 누릴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아이들의 신청곡이 아이돌의 댄스 음악일 거라는 것은 내 선입견임이 드러났다.
이렇게 아이들과 놀다보니 '지역의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는다. 친구들과 다투고 울며 바라보는 눈빛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는 아이가 "우리 아빠는 지금 어디 있는 걸까요?"하고 혼잣말하듯 물어 올 때, 보릿대 인형놀이를 하며 아빠, 엄마가 싸우고 이혼하시게 된 이야기를 인형극 소재로 기꺼이 내어 놓을 때, '아이들은 참 현명하게 자신을 다독이며 성장하고 있구나. 그 곁을 지켜 주는 사람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밤늦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제가 핸드폰이 새로 생겨서 알려드리려고요" 상상체험부 친구 중 하나다. 동네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저 이번 일요일에 선생님 댁에 놀러 갈래요"라는 인사를 받는다. "그래, 놀러 와라!"
나는 이제 더 이상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선생이 아니다. 나도 이 아이들과 이곳 해남군 현산면 예술 꽃이 피는 학교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