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동물도 자신한테 좋은 말을 해주면 알아듣는대. 너도 새싹이한테 예쁜 말 한번 해줘봐"라는 엄마의 말씀이었습니다.

좋은 말이라? 무슨 뜻인지 잘 몰라 엄마에게 좋은 말이 뭐냐고 물어보니 엄마는 "예를 들면, 사랑한다고 말해준다던가…"라고 대답하셨죠. 쑥스러워서 평소에 부모님께도 말 못하던 사랑하단 말을 해보라니 저는 조금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말 해주면 새싹이가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도 있을거란 말에 그렇게 해보기로 하고 새싹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그리곤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사랑해"라고 말해보았죠.

하지만 새싹이는 제가 말을 하든 말던 신경쓰지 않은 채 건초만 사각사각 씹을 뿐이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정말로 동물이 말을 알아듣는 게 맞아?"라고 실망하여 투덜거리던 제게 엄마는 한번 말하는 걸로 끝이 아니라 꾸준히 오랫동안 계속 말해줘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새싹이도 변하게 될 거라면서요.

그래서 저는 한번 시도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틈만 날 때면 새싹이에게 "사랑해"나 "고마워" 같은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했죠. 제 정성이 통한 걸까요? 그렇게 여러번의 좋은 말을 해준 끝에 이제 새싹이는 제가 "사랑해"나 "고마워"라는 말을 할 때마다 귀를 세우고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제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새싹이에게 좋은 말 많이 해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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