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회계처리에 임원공석 경로당 생겨나
군, 올 겨울 경로당 지원비지급 차질 없을듯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복잡한 경로당 운영비의 회계절차와 기준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경로당 관계자들의 개선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해남군은 2014년도 노인회 읍면분회와 마을경로당에 23억5100만원의 운영비를 편성하여 냉·난방비지원 등 5개 사업 명목으로 570개 마을경로당에 지급하였다. 보조금 지급절차에 따라 목적에 맞는 사용과 철저한 증빙서류 구비를 강조하고 있으나, 회계경험이 없는 마을 노인회 임원들이 잘못 처리하여 운영비 이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노인회 회장은 물론 총무로 선임되어도 운영비에 대한 복잡한 회계처리에 어려움을 느낀 나머지 임기만료 전에 사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임원을 뽑지 못하고 수개월 동안 공석인 마을까지 생겨나고 있다. 연간 130여명의 노인회장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 인계가 원활하지 않아 새로 뽑힌 임원이 인수를 거부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회계 관리업무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 회장인 자신이 직접 처리한다는 해남읍 남동리 노인회장 최병문(77)씨는 "3개월에 한 번씩 읍사무소에서 확인받는 일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하소연을 했다.

대한노인회 해남군지부에서 회계능력 향상을 위해 200여명의 마을 경로당 임원을 대상으로 분기별 정산원칙, 장부보관, 경로당 명의 단일통장 개설, 체크카드 사용 등 회계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목적 외 사용 및 증빙서류 미 구비와 회기 내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는 여러 형태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인회 읍면분회와 마을경로당 임원들은 할 말은 많다. 삼산면 노인회장 윤재복(77)씨는 "예전에는 이장들이 처리해서 부담이 없었는데 지금은 복잡한 서류 작성과 회계처리로 마을노인회에서는 임원을 하지 않으려 해서 어려움이 있다"며 "회계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고령의 노인들에게 벅찬 일이라는 현실을 감안하여 개선을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노인회에서는 회계실수를 막고 정확한 관리를 위해 이장이나 부녀회장이 총무를 겸하는 마을도 있으나, 연로한 어르신들에게는 힘겨운 일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보건복지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하였으나 보조금집행관련 법률적 제약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남군 주민복지과 정현경 담당은 "어르신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지원금의 목적에 맞는 지출과 증빙서류만 잘 갖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은 지난 10월 마을경로당 570개소에 동절기 난방비로 월30만원씩 지급을 하였으며, 중앙정부의 예산편성과 관계없이 경로당 운영비는 차질 없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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