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지난 2일 정밀조사 결과 발표
멸종위기종 등 서식, 다양한 동식물 서식 확인
군 추진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사업 조정해야

철새도래지를 계기로 생태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고천암호에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수달과 삵, 큰고니, 독수리 등이 발견되는 등 의외의 뛰어난 생태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습지보전을 위해서는 농약에 의한 토양오염 조사 등 지속적인 토양관리와 수질관리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해남군이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습지 보존을 위한 계획 수립을 재검토하는 등 상응하는 대책이 요청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해남 고천암호를 비롯해 강원 인제 심적습지, 전남 곡성 백련제습지를 대상으로 '2013년도 전국내륙습지 정밀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주요 철새 도래지로 간척호습지인 고천암호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 1종, 2급인 삵, 큰고니, 독수리 3종 등이 확인됐으며 식물 81종, 동물 387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척호습지는 육지와 접한 바다나 호수의 일부를 둑으로 막아 인공적인 호수에 형성된 습지로 염수(바닷물) 또는 기수(바닷물과 민물 혼합)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식물상 식물구계학적 특정종은 Ⅰ급인 갯메꽃, 뚜겅덩굴, 예덕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생태교란종으로는 돼지풀 1분류군이 확인됐다. 돼지풀은 현재 분포 범위가 넓지 않은 만큼 초기에 제거해 집단의 확대를 막을 필요가 있다. 외래종은 콩다닥냉이, 족제비싸리 등 15분류군으로 전체의 1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상곤충은 국외반출승인대상종인 팔공산밑들이메뚜기 등 1종과 한국고유종 24종이,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은 줄새우, 참별박이왕잠자리 등 국외반출승인대상종 2종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생태교란야생동물인 황소개구리가 높은 밀도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천암호의 수질등급은 영양염의 항목만으로 판단할 때 5등급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천암호의 부영양화는 고천암호의 서식지 건강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고천암호에 유입되는 영양염의 농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고천암호의 습지 위협 요인으로 습지식생을 대상으로 한 인위적인 훼손, 외래종의 침투, 상류에서 발생되는 각종 오염수, 쓰레기 등의 유입을 꼽아 생태계의 질적인 쇠퇴를 막기 위해서는 쓰레기 유입에 대한 법적규제와 수질정화 대책 등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한편 이번 국립환경과학원의 정밀조사는 전국내륙습지 일반조사를 통해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건강한 습지로 평가된 생태우수습지 2~3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조사는 습지보호지역 또는 람사르습지 등재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내륙습지의 보전계획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매년 실시된다. 고천암호는 지난 2010년 전국내륙습지 일반조사 결과 생태우수습지로 선정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조사결과 식물 583종을 포함하고 곤충,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동물 1188종을 더해 총 1771종의 야생 동·식물이 해당 습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민들도 습지에 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립습지센터 누리집(www.wetland.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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