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욱(해남종합병원, 2내과장)

 
 
환자들이 몸이 불편하여 진료실을 찾는 가장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위장질환입니다. "항상 배가 아픕니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불편합니다" "헛배가 부르고, 변비가 있다가 무른 변을 보기도 합니다" 등 참으로 다양한 불편감을 호소합니다. 거기다가 어떤 분들은 평소에는 멀쩡하다가도 무더운 여름날, 휴가를 맞아 여행을 떠나기만 하면 설사증상, 복부 팽만증상, 변비 등이 악화되어 고생하는 분들도 생깁니다.

환자는 고통스럽고 힘들어하며 진료실을 찾아, 위내시경도 하고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나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습니다" 혹은 "신경성입니다" 라는 의사의 말에 실망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럴 경우 의사가 내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의사를 책망하거나, 더 비싼 검사를 하기 위해 대형병원을 찾는 일이 반복되기도 합니다.환자에게 이런 불편감과 고통을 주는 질환중 상당수가 과민성대장 증후군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가장 흔한 질환중 하나이며, 대략 전체 인구의 15~30%에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통이 없이 간헐적으로 무른 변만 보는 유형, 복통과 변비가 반복되는 유형, 복부에 가스가 차는 팽만감만 느끼는 유형 등 여러 증상이 있으며, 가장 전형적인증상으로는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반복되는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주로 주간에 나타나고 야간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도 특징적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최소한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장운동 기능의 항진, 내장의 과감각화로 인한 통증에 대한 예민도 증가 등이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차갑거나 자극적인 음식, 세균의 과증식, 스트레스, 우울·불안 등의 정서적 자극에 의해 쉽게 악화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성적인 질환입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집중적인 치료를 통하여 완치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의사와의 상담, 식이조절, 약물요법, 스트레스 조절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여 나가는 질환입니다.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스트레스, 술, 커피, 인공감미료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음식들을 피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적절한 약물요법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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