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높이기

▲ 지난 27일 귀농인 30여명이 현산면 미세마을을 찾았다.
▲ 지난 27일 귀농인 30여명이 현산면 미세마을을 찾았다.
지난 27일, 미래 사회 교육 개발원은 충남지역 3~5년차 귀농인 30여명과 우리집 (농가명: 野好 해남 콩콩집)을 방문했다. 이름 하여 ‘성공농가 견학(?)’ 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우리가 소위 ‘성공 농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분들은 우리의 년 매출을 알고 싶어 했으나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으트케 우리가 이리로 왔데유?” 나는 당당하게 “이곳을 정말 사랑하게 된 것, 이곳에 사는 것에 진정 행복을 느끼는 것, 그게 기준이라면 저희는 귀농성공이지요.” 나는 남편이 만들어준 한평 남짓의 테라스와 태풍에 날아간 뒤 수리한 지붕, 나무 대문, 창고를 개조해 만든 서재를 자랑해 댔다. 그래도 그들은 우리의 행복을 완전히 믿지 않는 것 같았다. 몇 분은 우리 부부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하기도 하고, 하우스 딸기를 해서 연매출 8천만원을 올렸다고 명함을 내미는 분도 계셨다. 이젠 그런 말에 혹 하지도, 절망하지도 않는다.

28일에는 광주KBS 방송국에서 우리들 귀농의 삶을 촬영 왔다. 친환경 로컬푸드 생산자들과 이를 아끼는 해남 소비자들이 협력해서 만든 ‘해남꾸러미 쏙쏙’의 배달부 역할을 담당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유기농 백출엑기스(백출차)를 가공해서 팔고, 후배와 농촌의 삶을 진솔하게 알리기 위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참여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의 놀이에 관심이 가나보다.

29일부터는 30일까지 2박3일 동안 ‘해남 생활문화 귀농학교(해남군 주최)’가 열린다. 귀농·귀촌을 준비 중인 분들과 ‘해남 땅에서 살아보기’ 놀이를 한다. 귀농한 농부, 목수, 청년, 백수를 찾아다니며 농촌 살이의 즐거움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살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핵심은 년 매출이 아니라 삶의 행복지수다. 분명 현실적인 경제적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나는 끊임없이 "재미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돈이 따라오더라구요.”라며 껄껄 웃는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 껄껄!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