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필리핀으로 '최저가'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전세버스로 30명 씩 몰려다니며 유명관광지만 돌며 기념사진 남기기에 바쁘고, 메뉴판과 가격이 감춰진 식당에서 맛없는 밥을 먹고, 반강제적 쇼핑과 옵션관광으로 밤 늦게까지 쉬지도 못하고 찝찝한 휴가를 보냈다. 결국 여행사에 지불한 참가비보다 훨씬 많은 여행경비를 지출한 셈이 되었다.'

작년 한해만 1500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국내여행까지 포함한다면 엄청난 숫자이다.

급증하는 관광객과 커져가는 시장에서 '최저가' 상품은 관광산업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준다. 대형여행사들은 현지인력들에 대한 인건비를 아주 낮게 또는 아예 주지 않고 가격을 낮추고, 가이드들은 옵션관광이나 쇼핑으로 수익을 '알아서' 얻어야 한다. 이렇게 여행자, 가이드, 현지인 모두 피해가 되는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 '공정여행'이 대안이 되고 있다.

'공정여행'이란 현지인들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여 공정하게 거래하고,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는 대안적 여행문화를 말한다. 비용을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숙소나 식당, 상점들을 이용해서 '현지에 여행비용이 직접 유입되는' 소비를 지향한다.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현지의 문화를 존중하고자 지역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현지인과 여행자가 직접 교류하고 문화를 나누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쇼핑이나 옵션 따윈 없다. 그곳의 문화와 삶을 느낄 여유를 만끽하며 깊이 있고 즐거운 의미를 선물한다.

그리고 '공정여행'은 환경을 생각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실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좀 더 가까이 자연과 문화를 느끼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을 한다.

올여름 남도여행을 하면서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유명 커피 전문점 대신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를 찾았다. 대형마트 대신 작은 상점을 이용했다. 공정여행을 알고 시작된 작은 실천이다. 최저가 여행이 아닌 가치 있는 여행을 경험하고 싶다면, 공정여행에 대해 알고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여행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공정여행 운영사이트인 트래블러스맵(www.travelersmap.co.kr)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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