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1924년 윤극영 선생이 작사, 작곡한 '반달'이라는 동요의 1절 가사이다. 우리나라 창작동요의 효시가 되는 노래로써 소파 방정환과 함께 색동회에서 어린이문화운동을 펼칠 때,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꿈과 용기를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이 노래의 2절 끝부분인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라는 노랫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당시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빼앗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한 노래이기도 하다. 이후로 '고드름', '고기잡이', '오빠생각' 등을 비롯해 수많은 동요들이 창작되어 불리고 있다.

동요, 어린이들의 꿈과 의욕을 담고 있으면서 어린이들에 의해 불리는 어린이들의 노래이다. 그래서 동요를 듣고 있으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수가 있고, 노랫말을 읽으면 아이들만이 갖고 있는 어여쁜 속삭임이 전해진다.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부르던 동요를 떠올리며 불러보면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의 감성이 전해지면서 아련한 추억에 빠져든다. 이것은 다른 가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요만이 갖고 있는 정서적인 공감이며, 어린 시절과 어른이 된 지금을 연결해주는 순수한 감성의 끈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입에서 좀처럼 동요가 불리는 것을 듣기가 어렵다. 대신 아이돌그룹의 노래들이 아이들의 입과 귀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 노래를 들어보면 대부분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무의미한 가사의 반복이 많다. 아이돌그룹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과 관련된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이 10대 이하의 아이들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정서적으로, 과학적으로 동요가 갖는 긍정적인 영향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이들의 노래, 동요를 돌려주어야 한다.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늘어나면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30년 가까이 내려온 창작동요제는 폐지되는 현실을 어른들이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동요, 어린이들의 꿈과 의욕을 담고 있으면서 어린이들에 의해 불리는 어린이들의 노래, 이 노래가 아이들의 입에서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아이들의 귀를 포근히 감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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