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초 등 해남 군내
초등 고학년 837명 참여

▲ 보릿대 인형극장에 참여한 학생들이 즉흥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 보릿대 인형극장에 참여한 학생들이 즉흥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0일부터 시작한 2014년도 해남학생의 집(구 옥동초등학교) 수련활동이 17일 마무리 되었다.

'우주인 삐야(프로그램 별칭)'는 보릿대 인형극장을 열었다. 지구에서 태어나 산지 11년이 넘은 아이들에게 삶의 경험들을 듣고 싶어 한다.

참여한 아이들은 직접 만든 보릿대 인형에 눈, 코, 입을 그려 생명력을 부여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로 즉흥 인형극을 마련한다.

아버지의 농사일을 거들어 본 적이 있는 아이만이, 논밭에서 뛰어놀며 세상을 관찰한 적이 있는 아이만이 손을 들 수 있는 질문이 있다. 보릿대와 고추 묶는 끈을 맞추는 아이가 1등이 되는 시간이다.

아이들의 특별한 경험들이 보릿대 인형놀이로 재현된다. 뽕나무 아래 묶어 기른 개를 비싸게 흥정하는 할머니의 입담, 온 가족이 놀이동산에 가서 놀이 기구들을 섭렵하고 다니시는 할머니를 걱정스럽지만 사랑스럽게 지켜보는 가족들. 아픈 경험도 있다. 네 살 때 이혼한 부모님이 싸우시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아이, 과정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와 살고 있는 자신을 인식하게 된 4학년이 있다.

눈, 코, 입, 손발 어느 하나 온전한 것이 없는 보릿대 인형이 참 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낸다.

이제 그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해남아이들은 또 경험들을 쌓아가며 쑤욱쑥 자랄 것이다.

삐야의 요술 학교(2012년), 삐야의 원시 부족학교 만들기(2013년)에 이어 이번에 마련한 삐야의 인형극장은 의미가 크다. 해남 농어촌 아이들의 삶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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