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해 탄생한 햇살돌벤치(위)와 아궁이아치(아래).
실패를 통해 탄생한 햇살돌벤치(위)와 아궁이아치(아래).
 
 
사랑하는 딸!

어느덧 봄인가 싶더니 여름. 모기 때문에 돌벤치에서 밥을 먹을수가 없구나.

'사월아! 밥 먹자~ 우리 돌벤치에서 밥 먹을까?'하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나가선 돌벤치위에 방석을 깔고는 뭐가 그리 좋은지 폴짝폴짝 오르락 내리락. 따뜻한 봄햇살을 온몸으로 흡수해서 무럭무럭 자라는 새싹들처럼 봄햇살과 함께 탄탄해지는 너의 모습을 본단다. 

엄마의 계획에 전혀없던 우리의 햇살돌벤치는 재밌게도 엄마의 실패의 산물이란다. 엄마가 집지을때 지식과 경험이 없어선 구들을 놓으면서 안방창문앞에다 굴뚝구멍을 냈지 뭐냐. 하는수 없이 굴뚝을 옮기면서 드러나는 굴뚝관을 어떻게 감추고 이용할까 생각하다 아~햇살을 받고 앉아 있을수있는 벤치를 만들어야지 생각했단다.

집에 있던 양파망에 흙을 넣고 단을 쌓아선 멋진 돌들로 감싸주었지.

엄마는 그 뒤로부터'아~실패는 재밌는걸 만들수있는 기회구나'생각하게 됐단다. 우리집 거실에 있는 아궁이 아치도 처음하다보니 마지막 벽돌이 들어가질 않아 멋진돌을 찾아 꽂은 거란다. 참 멋지고 재밌지!

우리딸도 자라면서 모험을 두려워하지말고 뭐든지 시도해보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라볼수있는 눈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모기가 들어가는 가을에는 이 벤치에 앉아 예쁜낙엽들을 바라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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