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여원 유통활성화지원자금 상환 도래
관련 농가와 회사 근로자 피해 우려 고조

부도위기에 놓인 이레유통이 법인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레유통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유통활성화 자금 42억여원의 상환을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사를 통해 회생신청과 함께 보전명령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레유통측은 유통활성화 자금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자금상환을 하게 된 상황이며 지난 수년간 농산물의 가격하락으로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원자금의 연장이 불허돼 부득이하게 회생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유통활성화 자금 상환이 결정된 배경은 해마다 실시하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산지유통활성화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산지유통조합 평가'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아 결정됐다.

지난달 23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이레유통을 비롯한 5개법인의 공동계산기준, 즉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업량을 맞추지 못해 하위수준의 평가에 그쳤다"면서 "대부분의 자금이 3년 지원 후 연장이나 상환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레유통이 유통활성화 자금을 배정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통활성화 자금 상환은 이레유통뿐만이 아닌 참여조직인 장원유통과 미래유통도 포함됐다. 이레유통은 42억원, 장원유통 14억, 미래유통 8억으로 장원과 미래는 이미 일반대출로 전환한 상태다. 그리고 5개 조직 중 2개 법인인 해남배추와 진도울금은 상환기간이 조금 더 남아 있는 상태지만 올해안으로 상환해야 한다.

다른 유통법인들의 상환액도 큰 편이다. 그러나 이레유통만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담보물건이 부족하다는 금융권의 분석이다.

농협 해남군지부에 따르면 장원유통과 미래유통은 담보능력이 되기 때문에 유통활성화 자금을 이율이 높은 대출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이레유통이 담보능력의 부족으로 대출전환이 어려워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레유통 김영진 대표도 지난 수년간의 고구마와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누적된 적자가 상환 자금을 막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레유통이 무너지면 농가와 근로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이러한 사태를 막기위해 회생절차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라면서 "회생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현재 추진중인 사업이나 이레유통에 근무중인 종사자들에 대한 문제는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레유통의 회생절차가 진행되면서 해남지역의 유통사업과 지역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남군도 걱정스런 모습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지역내 유통업계에서도 우수한 기업군인 이레유통의 회생절차는 군으로서는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농가나 50명이 넘은 사업장 근로자의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결정한 사항으로 알고 있다"면서 "군도 최선을 다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생절차 어떻게 이루어지나

이레유통이 법인회생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져 법인회생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인회생은 과도한 부채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렵거나 갑작스런 유동성 악화로 인해 부도에 직면해 있거나 이미 부도난 회사를 법원의 관리감독 아래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구제하는 절차이다. 흔히 법정관리라고 알려져 있는 것이 법인회생이다.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하면 이와 함께 보전처분, 중지명령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보전처분이란 법인의 재산을 보전하기 위해 법인의 행위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중지명령은 법인의 파산, 채무, 소송 등을 법인회생절차 개시결정 전까지 중지할 수 있다.

자산규모에 따라 예납금을 법원에 지급하고 관리인과 조사위원 등을 선임한다. 선임된 관리인과 조사위원 등이 심문과 현장 검증을 거쳐 자산 목록, 채무현황을 조사하고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 이후 회생계획안을 법원이 심의하고 최종인가한다. 이때까지 6~7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한편 법인회생절차와 비슷한 워크아웃은 금융기관 등 다수의 채권자들의 주도로 사적인 협상으로 진행되는 점에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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