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약한 사퇴의견 지역민심 흔드나

해남군수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자가 줄줄이 사퇴하면서 난립한 후보군이 압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줄사퇴한 후보들의 사퇴명분이 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오히려 지역민심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6일 본사 여론조사 결과 후보 적합도에서 2위와 3위였던 김석원 전 도의원과 이석재 전 도의원이 돌연사퇴를 선언했다. 이 두사람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지역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후보군이 압축되면서 싱거운 게임과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엇갈린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 전 도의원은 사퇴회견문 중 "유언비어나 허위사실 유포로 후보자와 그 가족에게까지 눈물과 상처를 주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해 그동안 떠돌았던 가족문제로 인한 심적고통을 표현한 듯 보인다.

김 전 도의원 측근들은 소문이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이라고 김 전 도의원이 말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후속대처가 없다. 그리고 가족문제와는 별도로 자금력의 압박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김 전 도의원의 사퇴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김 전 도의원은 출마기자회견에서 완주를 다짐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완주하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간 김 전 도의원의 뒤가 무르다는 평가를 불식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사 여론조사에서 3위를 했던 이석재 전 도의원은 기습적으로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지난 27일 새벽 5시경 발송하면서 불출마를 시사했다. 문자메시지에는 특별한 불출마 소견은 담겨져 있지 않았으며 성원해준 군민들에게 감사하다고만 전했다. 이 전 도의원은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불출마 진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도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박 군수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었다. 그러나 각종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고민한 것으로 알려져 불출마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두 사람의 불출마를 놓고 회의적인 반응이다. 군수 후보군들은 저마다 박철환 군수의 4년간의 불통행정을 지적했고 군민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나왔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박 군수의 불통행정에 군수출마의 큰 의미를 둔 후보들은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서로 나눴던 상황인데다, 본사의 여론조사에서도 군민 절반이상이 단일화를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불출마선언에는 군수교체와 단일화에 대한 열의는 담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 정가의 지적이다.

김 전 도의원의 불출마 선언이후 정가에서는 박 군수를 돕기위해 사퇴를 결정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마저 떠돌면서 군수후보들을 흔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불출마 발표 직전까지도 단일화에 대한 후보군들의 의견이 조율됐었다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불출마 배경을 두고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군수후보군들의 반응은 관망한다는 입장이다.

김병욱 예비후보의 경우 가장 먼저 단일화카드를 제시했었다. 그러면서 각 후보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 특히 김 전 도의원과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도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존중한다"면서 "해남군정이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일치를 봤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인기 해남지역자활센터 관장도 "가장 유력했던 김 전 도의원의 불출마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후보단일화 적합도에서도 1위였고 군민들의 많은 관심도 집중됐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두고봐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박용상 예비후보는 "군수선거의 후발주자인 만큼 여타후보의 단일화와 불출마에는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해남발전에 대한 비전과 방향 등 각종 구상들을 군민들에게 알리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광국 예비후보는 "김 전 도의원의 불출마라는 어려운 결정에 존중한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김 전 도의원의 불출마 판단 근거가 궁금하다"면서 "일단 혼란스럽고 안타깝지만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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