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 숙(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이 연 숙(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이 연 숙(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
희망의 첫땅 해남!

대한민국 땅끝 마을에서 희망찬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밑이다. 내게 쥐어진 것 하나 없음에도 참으로 분주하게 살아온 다사다난의 한 해였다.

그러함에도 낮추며 양보하고 배려하며 내려놓는 부분에서 마음에 기쁨이 일었으니 감사하다. 지난 21일 교수신문이 201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倒行逆施(도행역시)'를 선정했다. '도행역시'는 춘추시대 사마천의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 등장하는 오자서와 그의 벗 신포서가 나눈 대화다.

오자서가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죽은 왕의 무덤을 파헤쳐 3백번 매질을 했는데 친구가 이를 문제 삼자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답했다는 일화가 배경이다.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나쁜 일을 꾀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서 '도행역시'가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주문하는 국민의 여망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과거 회귀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적이라는 것이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대승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틀이라면 도리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순리에 반하는 일을 행하지는 않았는지 우리의 삶에서도 투영해보고 계사년을 보내는 이 시점에서 혹여 '도행역시('倒行逆施)' 뜻속에 머물렀나 돌이켜보자.

금년에 전라남도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을 하면서 전남의 발전 동력은 관광산업과 해설사 손에 있다고 강조한 것 자체도 돌아다본다. 옛 선인들의 숨결을 후손인 현대인들에게 들려주는 행위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역할과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면서 지역발전에 힘을 싣고 있는 가교자들이기 때문에 동력이다.
 요즘은 복합적이고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잠시 지체할 경우 급변하는 주변정보에 뒤처진다. 지식과 정보를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장인 같은 정신력을 가진 지식집단이 해설사들 이기도 하다.

관광객 유치시 바람, 공기도 자원이라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혹여 도리에 어긋났는지 돌아보는 지금의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그 지역을 보려거든 과거에는 박물관을 가면되고 현재에는 시장 속으로 들어가면 알 수 있고 미래에는 도서관에서 지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듯이 해설사을 통해서 지역의 장래까지도 점칠 수 있다. 그래서 22개 지자체의 문화관광해설사는 걸어 다니는 관광 상품이 되는 것이다.

사회일각에서 회자되는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이 있다.  바다는 강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깨끗한 물이여서 환영하고 더러운 물이라고 해서 물리치지 않으며 자기에게 오는 어떤 환경도 구분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오늘 내 앞에 서 있는 것들에게 해불양수의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에게도 감사함을 잊지 말자. 돌아보면 이 세상은 감사함과 고마움의 연속이다. 2013년도는 자기 안에서 바다처럼 받아들이고, 그리고도 끝자락에서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남았다면 아쉬워하지 말자.

2014년 갑오년에는 부족한 부분을 발판삼아 주변을 돌아보는 삶으로 채우면 되니까….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세모(歲暮)에 서 있다. 주말에 한파가 밀려온다하니 이웃들에게 안부를 묻는 것은 어쩔까? 건강하시지요? 농삿일은 어땠어요? 재미가 좀 있었나요? 금년 사업은 잘 되셨는지요?

갑오년에는 모두 만사형통 하시고 가정마다 평안하시며 복 많이 받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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