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해고 사태 기자회견 
가해자 두둔·갈등 방치 비판 
피해는 학생에게 대책 필요 

▲전교조 전남지부가 지난 20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 전남지부가 지난 20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남고등학교 교장의 갑질이 사실로 확인돼 전라남도교육청이 징계까지 내렸는데도 정작 인사조치 없이 교장직을 유임시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지난 20일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봉 등 징계로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당사자를 교장으로 유임시켜 새학년을 맞아 학교가 여전히 혼란과 갈등에 빠져있고 학생들 피해도 우려되고 있지만 도교육청과 교육감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독단과 폭언, 강압적 학교운영과 같은 갑질은 학교 교육력을 파괴하는 행위로 단호한 조치가 없다면 학생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교사까지 떠나는 전남이 될 것이다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인사 파행을 바로잡고 단호한 처벌과 재발 방지 의지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해남고 교장은 교사들에 대한 반복적인 갑질과 욕설 등 부적절한 언행이 문제가 돼 도교육청 감사를 받았으며 지난 1월 도교육청징계위원회에서 감봉 2개월과 승급 12개월 제한의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3월 1일 자 인사에서 해남고 교장에 그대로 유지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교직원 50여 명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며 서명서를 도교육청에 제출까지 한 상황에서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교장직이 유지되면서 피해 교직원들의 경우 분리 조치 없이 같은 공간에서 해당 교장과 계속 업무를 함께 해야 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해당 교장은 4년 임기의 공모 교장으로 이대로 교장직이 유지되면 내년 9월까지 임기가 계속된다. 

교사 A 씨는 “서명을 한 교직원 가운데 베테랑 교사 등 절반이 다른 학교로 떠나며 교육질 하락을 불러오고 있고 남아있는 교사들의 경우 부장직에서 배제되는 등 갑질이 여전하다”며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던 여교사들은 또다시 당사자와 식사 자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학부모 B 씨는 “교장에 대한 불신으로 차기 학부모회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정도며 3학년은 이미 수업이 시작됐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비전도 없어 학습권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학교운영위원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사자가 징계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고 공모 교장의 경우 4년 임기가 보장된 자리다”며 “인사조치를 하려면 중징계에 해당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학교운영위원회 요구가 있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현재는 그런 요구도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남고 학교운영위원장은 학부모회에서 전체 의견을 공문으로 전달해주면 운영위 소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학부모들은 이미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운영위원장이 교장 감싸기만 하고 있다고 불신하며 갈등만 커지고 있다.

결국 최종 인사권자인 도교육감이 학교운영위원회에 공을 넘기며 오히려 학내 갈등만 계속 방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인사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전남교육의 대전환을 이루겠다며 연초에 밝힌 시정연설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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