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진 해남군농민회 회장

올해는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를 비롯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들 선거 결과는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미국 패권의 약화로 세계는 자국 중심이 우선시되면서 WTO 등 현 세계를 지탱하는 기본 질서는 결속력이 약화되고 지역(블럭)과 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패권권력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결과는 미국의 패권을 지키는 쪽과 무너트리려는 쪽으로 나뉘어져 신냉전 질서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다. 특히 미국 등 주요 국가는 경제안보를 강조하면서 우방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고 자국으로 리쇼어링하고 있다. 즉 값싼 공급망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세계화의 질서인 WTO는 블록화, 자국화되어가며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는 어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4년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외 강경 노선으로 대남 부문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현재 신무기에 대한 실험 등 북이 이야기하는 자위권 확보를 위한 일정을 진행중이다. 남과 미국 또한 이를 대응하는 한미 군사훈련 강화를 추진하면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압도적 대응 운운과 국방장관의 참수작전 발언 등 현 정부의 대북 호전적 태도와 발언은 남북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국내는 어떤가? 윤석열 정권은 민생은 내팽겨쳐 놓고 권력지키기에만 올인하고 있다. 경제, 외교, 통일, 민생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세계의 식량 상황은 어떨까? 지구 북반부의 식량위기는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로 인한 전 세계 식량공급의 지속성이 무너지며 모든 나라가 식량위기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는 엘리뇨 확대에 따른 기후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하마스-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에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인도 등 식량 수출국들의 수출제한이 지속되며 중요한 식량 부분에서는 몇 차례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세계적 상황은 식량이 무기보다 국가안보에 더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전환과 혼란의 시대 세계는 자국의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돈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것이 식량확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도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여전히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제껏 시장논리 운운하며 농업 희생을 버팀목으로 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하던 한국 사회에서 사람이 생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의 지속성을 어떻게 높여나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도래했지만 말이다.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발언하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들어다 내동댕이치는 비상식적인 현재 정권에서는 이러한 고민조차 사치라 생각된다. 최소한 사회가 무엇이 필요한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4월10일. 초석을 쌓고 국민의 목소리가 헌법에 담겨지는 상식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모두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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