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억 전액 국비에서 군비 부담도 59억·128억으로 늘어
군, 국토부 변경승인 받아 하반기 중 실시설계 재개 계획

답보 상태에 있던 어불도 연륙교 개설사업이 주민들의 요구사항이던 교량 기둥 최소와 왕복 2차선 등을 받아들인 변경된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단 이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중대한 변경에 대한 승인과 늘어난 사업비에 대한 군비 부담 증가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해남군은 태풍 등 기후변화에 따라 제한되는 섬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 활용, 어불도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가고 싶은 섬, 관광의 섬으로 조성코자 어불도 연륙교 개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어불도는 해남군내 유인도 중 가장 큰 섬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 

군은 지난 2015년 관련 용역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한 후 2017년 10월 전남도 지역개발사업에 반영돼 어불도 연륙교 개설사업의 첫 발을 디뎠다. 

당초에는 평상시 사람들이 도보 등으로 다니고, 비상시에는 구급차와 소방차 등이 이용할 수 있는 보도교로 계획됐다. 사업비는 89억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아 추진되며 2020년 3월 설계에 착수해 2021년 12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량이 못 다닐 경우 어란항 주변에 차량을 주차할 수밖에 없어 주차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5개월 만에 설계가 중지됐다.

군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당초 400m에서 700m로 연륙교 거리를 늘리고 왕복 1차선과 인도를 설치하는 폭 4m 도로 개설로 사업을 변경해 국토부의 변경승인을 받았다. 사업비는 전액 국비에서 군비 59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148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또 다시 차량 교행이 가능한 2차선 왕복 도로 개설과 연륙교 인근에 양식장이 위치하고 있는 만큼 교각 설치를 최소화 해 줄 것이 요구되는 등 설계가 계속해 중단된 상태였다.

결국 연륙도 도로 폭을 6.8m로 확대해 왕복 2차선 도로만 개설하고 교각은 당초 13개(간격 45m)에서 8개(간격 70m)로 5개 줄이는 방식으로 변경키로 주민들과 협의한 상태다. 사업비는 군비 부담이 59억원에서 128억원으로 69억원 이상 증가하게 됐다. 군은 중대한 변경에 대해 국토부 승인을 거쳐 하반기에는 중단됐던 실시설계를 재개, 오는 2025년 8월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다. 

또한 어란항 우회도로 개설과 어민회관 신축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는 정부의 공모사업 등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이번엔 해남군의회에서 보행도로 필요성과 진도대교와 같이 교각이 없는 방식의 연륙교 개설사업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해남군의회 의원간담회에서 민홍일 의원은 “어불도 연륙교 사업은 다소 공사가 늦어지더라도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보행도로도 개설하는 등 관광 상품화하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매 의원은 “교각을 5개 줄인다고는 하지만 양식장 피해가 우려된다면 진도대교와 같이 교각이 없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인도까지 개설하게 되면 군비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특히 교각이 없는 방식은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민찬혁 의원은 “이번 중대한 사업변경도 설계가 재개되지 않아 69억원만이 아닌 더 많은 사업비가 필요할 수 있다”며 “건설사업은 계획을 수립할 당시 공사 단가가 가장 저렴한 구조인 만큼 계획수립 시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면밀히하고 수립된 계획은 조속히 착공돼야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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