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내려앉고ㆍ콘크리트 균열
조경석 사이로 토사 흘려내려
군 “지반침하 때문, 지속 관리”

▲조경석 사이로 작은돌이 빠져나오고 콘크리트 연결부위는 벌어진 상태이다.
▲조경석 사이로 작은돌이 빠져나오고 콘크리트 연결부위는 벌어진 상태이다.

수억원을 들여 과다 공사비 논란을 낳은 금강골 공중화장실 신축 공사가 이번에는 준공검사를 앞두고 부실시공 의혹에 휩싸였다.  

해남군은 금강골 일원에 연인원 12만~15만명의 군민이 찾고 있지만 2005년에 만들어진 공중화장실이 협소하고 낡아 불편하다며 총공사비 7억여 원을 들여 신축 공사에 나섰다. 이중 산과 맞닿아있어 산사태 방지를 위해 화장실 건물 뒤로 옹벽을 쌓는 공사에만 2억여 원이 들었다. 옹벽은 주변 경관에 어울리게 1단으로 콘크리트를 깔아 지지대로 쓰고 2단과 3단은 계단 형태로 큰 조경석을 쌓은 뒤 사이사이를 작은 돌로 메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장실과 옹벽 등 건축과 토목 공사는 전남지역 소재 지역제한 입찰로 A 업체가 시공을 맡았고 지난 12일 해남군에 준공계를 제출해 준공검사를 앞두고 있다. 감리는 담당 공무원이 배정된 상황이다.

▲ 콘크리트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다.
▲ 콘크리트 곳곳에 균열이 발생했다.

그러나 비가 내린 후 지난 21일 현장을 살펴본 결과 제대로 공사가 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곳곳에 문제점이 발견됐다.

옹벽에 지반이 내려앉는 현상이 발생해 조경석 사이로 토사가 유출된 것은 물론 작은 돌들이 떨어져 나가 조경석 사이에 큰 틈이 보일 정도였다. 2단과 3단을 받쳐줘야 하는 맨 아래 콘크리트 지지대도 연결부위가 벌어져 위험해 보였다. 또 2단과 3단 사이, 3단 위에 콘크리트 곳곳에는 벌써 균열이 발생했다. 일부에서는 지반이 내려앉아 조경석들이 뒤틀려 벌써 옹벽 자체가 기울어진 것 같으며 산사태를 막기 위한 시설물이 오히려 산사태를 유발하게 생겼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 공사 감리를 그동안 공무원이 맡아왔는데 제대로 감리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곳을 산책하던 한 주민은 “공중화장실 짓는다고 많은 돈이 들어가고 수개월이 걸렸는데 맞게 공사가 된 건지 의문이 든다”며 “겨울비에도 이런데 장마나 폭우가 내릴 경우 오히려 옹벽이 무너져 큰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석축공사의 경우 초기에 지반침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자체 조사 결과 지반침하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고 다만 위험한 상태는 아니다”며 “주민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시공사 측에 보강공사를 요청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감리를 통해 일부 문제점에 대해 보완요청도 해놓은 상태였다”며 “준공이 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공사 측은 날씨가 좋아지는데로 보강에 나설 예정이라고 해남군에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들은 수억원을 들여 최신 시설로 화장실 공사를 했음에도 초기에 지반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해명은 인정할 수 없다며 준공을 내주기 전에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철저하게 보강 조치를 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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