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올해 해남군내 초등학교 신입생이 사상 처음으로 300명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해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해남지역 20여 곳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287명이다. 지난해 보다 27명, 9년 전인 2015년 보다는 절반 가까운 229명이 줄었다.

송호초와 산이초는 1명, 계곡초는 2명, 화산초·현산초·현산남초·북평초·산이서초·화원초는 각각 3명에 그쳤다. 

특히 면지역 작은학교는 존폐 위기가 달렸을 정도로 학생수 감소가 심각하다. 실제 현산남초는 지난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었다. 다행히 올해 3명으로 늘었지만 전교생이 5명에 불과해 새 학기부터 현산초등학교에 흡수, 현산남분교장이 된다. 마산초 용전분교와 어란진초 어불분교는 올해도 신입생이 0명이다.

해남은 지역내 경제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생산인구의 감소도 심각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해남군 인구는 1256명이 감소했으며 이중 25~49세에 해당하는 핵심생산인구는 638명 줄었다. 10년 전 보다는 8133명이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 중 핵심생산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27.6%, 2022년 21.1%로 감소하고 있다. 

결혼·출산 등 가정을 꾸려 나갈 청년이 줄고 이에 따라 출산율도 감소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인구 감소는 저출생에 따른다. 우리나라 초저출산의 후폭풍이 지역소멸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소멸위기에 놓인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파격적인 당근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것에 불과하다. 출산 정책에 있어 파이를 먼저 먹으려는 경쟁 보다 파이를 키우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국가의 책무가 가장 크다. 

저출산의 이유로 늘어나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 돌봄 부담을 꼽는다. 영유아 때는 ‘돌봄 이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수업을 마친 아이를 돌봐 줄 곳이 마땅치 않아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게 현실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지칠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때다. 

해남군에는 지난해 가족을 위한 맞춤형 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땅끝가족어울림센터가 개관했고 다음달에는 공동육아시설인 아이랑 사랑방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모두 읍에만 집중돼 13개 면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여전히 숙제다.

각종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예산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멀쩡해 보이는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공중화장실을 더 크고 화려하게 짓는데 쓰는 예산 보다 지역의 미래인 아이와 청년들을 돌보는데 사용될 예산을 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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