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성 해남군청 기획실 감사팀장

2300년전 한비가 쓴 ‘한비자’라는 책의 ‘망징편(亡徵篇)’에서는 나라가 망하는 일곱 가지 징후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나라는 작은데 부자의 땅은 넓고 임금의 권력은 가벼운데 신하의 세도가 심하면 나라는 망한다. 법령을 완비하지 않고 지모와 꾀로써 일을 처리하거나, 나라를 황폐한 채로 버려두고 동맹국의 도움만 믿고 있으면 망한다. 신하들이 공리공담을 쫓고, 대부의 자제들이 변론을 일삼으며, 상인들이 재물을 다른 나라에 쌓아놓고, 백성들이 곤궁하면 나라는 망한다. 궁전과 누각과 정원을 꾸미고, 수레와 의복, 가구들을 호사스럽게 하며, 백성들을 피폐하게 하고 재화를 낭비하면 나라는 망한다. 높은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만 따르고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한 사람만을 요직에 앉히면 나라는 망한다.”

‘망징편’에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역조명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나라가 망하는 징조에 왕과 신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으며, 특히 부당한 방법으로 사욕을 채우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을 통해 엄격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나라가 흥하려면 나라를 이끄는 주도적 계층, 즉 공직자의 역할과 공직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투명한 사회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언론에 오르내리고는 한다.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사회 전체에 악 영향을 미치며, 국가 정책의 결정이나 수행함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비용 지불과 사회 전반에 불신 풍조의 원인이 되므로 일반 국민들의 잘못보다 더 큰 지탄의 대상이 된다.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 된다. 해남군은 주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무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에 청렴을 민선 7기부터 민선 8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해남군에서도 새해를 맞아 수많은 군정업무 중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최우선 역점업무로 제시하며 청렴문화 확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남군이 청렴한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망징편’을 교훈삼아 공직자는 탐욕을 부리지 않고 맡은바 직무를 성실히 하고, 군민은 공직자가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 믿어주는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해남군은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도 깨끗하고, 신뢰의 행정으로 2024년 청렴 해남의 목표를 더욱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을 새해 첫 화두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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