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틀 못 벗어난다 우려
자율성·독립성 높일 방안 필요

해남군이 순환보직해야 하는 공직사회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대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코자 군정 각 분야에 민간 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공분야 재단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일부 재단 대표자리에는 공무원이 배치되고 있어 공직사회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의 공무원 조직에서 추진하기엔 업무의 한계가 있거나 민간이 대행할 경우 더 효과적이란 판단에 자치단체에서도 재단법인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해남군도 수십억원의 출연금을 내고 해남문화관광재단, 재단법인 해남먹거리통합지원센터, 해남군교육재단을 설립·운영 중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도 투입 중이다.

하지만 해남군이 출자·출연해 설립된 3곳의 재단법인 중 2곳은 민간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이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이렇다보니 구조적으로 민간의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해남문화관광재단은 임원에 대한 공개모집을 통해 민간분야 전문가가 대표이사에 채용됐다. 반면 교육재단은 재단운영을 총괄하는 운영국장에 해남군에서 5급 사무관이, 먹거리지원센터도 재단운영을 총괄하는 센터장에 해남군에서 6급 팀장이 파견돼 있다.

일각에서는 자칫 공무원들의 간부 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재단법인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재단법인이 해남군 부서의 하부조직이라는 한계에 부딪치지 않고, 보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총괄 자리에 민간 전문가 영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군은 지난 2021년 5월 해남군 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재단법인 해남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정원 14명에 현재 13명이 근무 중이며 군에서 파견된 센터장을 제외하곤 12명이 공고를 통해 채용됐다. 먹거리지원센터는 해남군 유통지원과 먹거리전략팀장이 센터장을 겸임하다 지난 2022년 5월 민간 전문가가 센터장에 채용됐다. 하지만 도중에 그만둬 현재 군에서 공무원이 파견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이후 공고를 통해 외부 전문가를 채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해남군교육재단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출범됐다. 정원은 11명으로 해남군에서 4명이 파견돼 있으며 교육청에서 겸임으로 2명이, 새롭게 채용된 전문인력 4명 등 현원은 10명이다. 총괄하는 운영국장을 비롯해 군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40%, 전체 공무원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해남문화관광재단은 민간분야 전문가 주도로 해남의 문화관광사업 진흥에 나서고자 지난해 지난 2021년 9월 공식 출범했다. 현원은 현재 11명(정원 14명)으로 군에서 1명만이 파견된 상태다. 또한 군 공모사업으로 재단내 상권활성화팀이 별도로 구성돼 기간제 근로자로 1명(정원 3명)이 근무 중이다. 출연금은 9억원, 올해 예산은 27억5800여만원으로 자체사업과 공모사업, 수탁사업을 진행한다.     

문화관광재단은 민간 전문가로 채용된 직원들의 자진 이직을 비롯해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발굴 실적이 미비하고 해남군 관광실 하부조직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설립 3년을 맞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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