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불모지서 500병상 종합병원 성장시켜
지역공동체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인술 바탕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최병철 이사장

1998년 신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의료 불모지이던 시흥시에 148병상의 시화병원을 설립한 최병철(64) 이사장. 옥천면 남촌마을 출신으로 해남서초등학교와 해남중학교를 졸업한 꿈 많던 시골 학생은 의대 진학, 흉부외과 의사를 넘어 현재는 25개 진료과, 17개 특성화센터, 500병상 규모로 경기도 서남부 보건의료를 견인하는 시화병원의 이사장이 됐다.

30여년 전 흉부외과 의사로 한 생명을 살리고자 응급실 등을 오가며 고군분투했던 최 이사장은 지역을 살피는 따뜻한 인술과 과감한 투자, 전문 의료인 양성 등 환자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중증·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시흥시 최초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부터 관내에서 유일하게 심장수술이 가능한 심장혈관외과센터, 365일 24시간 중재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심·뇌·혈관 센터까지 의료 안정망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심장 수술하면 시화병원을 떠올릴 수 있도록 심장·전신 혈관에 대한 중재적 시술과 외과적 수술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 개소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하고 있는 등 ‘환자를 살리겠다’는 최 이사장의 끊임없는 도전은 환자를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시화병원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의과대학 시절 직접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 치료할 수 있는 흉부외과 의사를 꿈꿨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안과를 택했다고 한다. 이후 군에 입대 후 안과 의사를 준비했지만 악성 결핵 환자를 돌보다 ‘결핵성 뇌막염’에 걸려 안과 수련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절망 보다는 마음속에 품어왔던 흉부외과 의사의 꿈을 더 불태웠고 완치 후 국립의료원 흉부외과에 지원했다. 당시 국립의료원 흉부외과는 의료시설이나 장비가 부족하는 등 여건이 열악했지만 고난이도 개흉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며 많은 이들의 생명을 지켜왔다.

이후 부천에서 의원을 개원하기도 했지만 ‘내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해야겠다’는 의사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1998년 4월 시흥시에 지금의 시화병원을 개원했다. 당시 시흥시는 신도시가 형성되던 시기로 의료시설이 전무해 시화병원이 일대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외환위기 등 바람 앞의 등불이 될 때도 많았지만 심장 수술 전문의 초청을 비롯해 중소병원으로는 드물게 인공심폐기, 심폐용 혈액 펌프 등 주요 장비를 완비하며 심장혈관외과센터까지 개소해 지역사회 최초로 심장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시흥시 인구가 58만여명에 육박했지만 중증·응급질환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부재한 상황에서도 최 이사장의 생명존중을 위한 노력이 지역 의료 발전을 한 단계 더 향상시켜 2021년 2월에는 시흥시 최초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대학병원 교수 출신의 의료진의 노하우와 최첨단 의료장비 운용으로 현재까지 1만5000회 이상의 혈관중재시술을 시행하며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다. 시화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3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초기 단계의 암 진단부터 항암 진료까지 원스톱으로 시행할 수 있는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면서 암 치료 전문병원으로써의 명성을 쌓고 있다. 

이 같은 시화병원의 발전은 최 이사장의 ‘환자를 가장 잘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최 이사장은 개원 초기부터 의료 환경이 매우 취약한 대부도·선재도·영흥도 등 무의촌 무료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또한 산업단지와 인접한 지역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이 많은 점을 감안해 국제진료센터도 확장하고 의사소통을 위해 영어·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에 능통한 전담 코디네이터를 배치, 일대일 맞춤형 통역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보건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성장하고 있다.

학문적인 연구와 교육, 임상이 삼위일체를 이룰 수 있는 병원을 구상 중인 최 이사장은 지난 2022년에는 화성의과학대학교(신경학원) 재정기여자로 선정됨과 동시에 신경학원 이사장으로 선출돼  재정 위기에 직면한 학교의 현실을 극복하고 전문 의료인 양성을 위한 초석도 다지고 있다.

최 이사장은 “초심을 잃지 않고 의료인의 원칙과 정도를 지키면서 환자의 쾌유와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역 보건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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